오래 벼른 KPK, 마침내 루카스 에넴베 파푸아 주지사 체포
인도네시아 부패척결위원회(이하 ‘KPK’)는 파푸아에서 가장 인기있고 동시에 논란의 중심에 선 루카스 에넴베(Lukas Enembe) 파푸아 주지사를 1월 10일(화) 마침내 체포했다.
뇌물수수혐의를 받고 있던 루카스 주지사는 여러 차례에 걸친 KPK의 소환요구에 응하지 않고 몇 개월 째 주지사직을 지키며 버티던 차에 KPK 수사관들이 화요일 점심시간 자야뿌라의 한 식당에서 식사를 하던 루카스를 전격 체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파푸아 꼬타라자(Kotaraja) 소재 경찰 기동타격대 유치장에 잠시 구금되었다가 자야뿌라 센타니(Sentani) 공항에서 항공기 편으로 자카르타로 압송되었다.
KPK는 루카스 주지사가 민간업자로부터 10억 루피아(약 8,000만 원)의 뇌물을 수수한 것으로 보고 작년 9월 뇌물사건 용의자로 지목한 상태였다.
루카스는 그간 건강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여러 차례 소환에 응하지 않아 급기야 피를리 바후리(Firly Bahuri) KPK 위원장이 여러 KPK 수사관들과 의사들을 대동하고 지난 11월 파푸아에서 루카스를 만나 조사했으나 이는 거의 요식행위에 그쳤다는 평가를 받았다.
알리 피크리(Ali Fikri) KPK 대변인은 10일(화) 이제 루카스가 전격 체포되었고 자카르타에서 심문이 진행될 것이며 KPK가 이후 필요한 후속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알리는 루카스가 최근 파푸아에서 여러 차례 공식적인 자리에 건강한 모습으로 나타났던 것을 언급하며 루카스의 건강문제를 일축했지만 루카스는 자카르타에 도착한 후 또 다시 건강악화를 호소하며 곧바로 가똣 수브로토 육군병원에 입원했고 KPK는 어쩔 수 없이 우선 병원에서 조사를 진행하겠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코 위도도 대통령도 10일(화) 모든 사람들이 법 앞에서 평등하다고 말하며 KPK의 이날 조치에 지지를 보냈다.
소요
루카스가 체포된 후 꼬따라자 구금시설에서 현지 경찰과 루카스 주지사 지지자들로 보이는 일단의 시민들이 충돌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경찰 측은 군중들이 경찰에게 돌을 던지고 활을 쏘아서 네 발의 경고사격을 하여 군중을 해산시켰다고 밝혔다.
루카스의 지지자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들은 지난 9월에도 KPK가 정치적인 이유로 루카스 주지사를 핍박한다고 주장하며 즉각적인 수사종료르 요구하는 도로시위를 벌인 바 있다.
루카스는 민주당 정치인 출신으로 2013년 파푸아 주지사로 취임했다.
그는 2017에도 2016 회계연도에 배정된 장학기금을 유용했다는 별도의 금품수수사건 용의자로 지목되기도 했고 해외 카지노에서 돈세탁 목적으로 5,600억 루피아(약 448억 원) 상당의 불법 거래를 한 정황도 확인된 바 있다.
뇌물사건
KPK는 작년 9월 파푸아 주정부의 물품 및 용역조달사업과 관련해 뇌물을 받은 혐의를 잡고 루카스를 뇌물수수사건 용의자로 지목했다.
당시 국영 금융거래보고분석센터(PPATK) 역시 파푸아 주정부가 한 의심스러운 거래 여러 건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그 직후 민주당은 루카스를 민주당 파푸아 권역 위원장 자리에서 해임하며 발빠르게 루카스와의 관계를 정리했다.
지난 주 KPK는 주정부 입찰을 따내기 위해 루카스에게 뇌물을 준 파푸아 소재 한 회사의 이사 리자토노 라카(Rijatono Lakka)를 체포했다. 이 회사는 이전에 건설 프로젝트 경험이 전혀 없으면서도 당시 파푸아 주정부로부터 400억 루피아(약 32억 원)의 계약을 따냈다.
인도네시아 부패감시단체(ICW)의 코디네이터 아구스 수나르얀토(Agus Sunaryanto)는 루카스의 체포가 인도네시아 부패사건 해결에 있어 중요한 성과라고 평가하면서 다음 단계도 순조롭게 진행되기 바란다는 부패척결의 희망을 감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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