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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영화 리뷰] 블랙아담

beautician 2022. 10. 31. 11:03

 

2022년 10월 28일(금) 저녁 7시에 MOI 소재 Flix 영화관에서 블랙아담을 관람했다.

 

플릭스 실버홀

 

영화보다 상영 스튜디오가 인상적이었는데 Flix의 가장 저렴한 Cozy Hall, 여러 종류의 좌석들이 놓여있는 Silver Hall에 비해 한 등급 높은 Luxe Hall은 확실히 좀 더 나은 소파가 설치되어 있었다. 하지만 우리가 집에서 누리는 그런 안락한 소파는 아니라는 좀 얄팍한 느낌이 팍팍 드는...., 말하자면 '너희 수준이 이 정도면 천국이지?' 라고 하는 스튜디오 설계자의 생각이 들려오는 듯 했다.

 

 

 

영화의 줄거리나 주인공들, 블랙아담이 DC 유니버스에서 갖는 위치와 위상에 대해 잘 알려져 있고 이미 많은 평론가들, 관람객들이 평론과 후기를 남긴 상태여서 여기서는 간단한 인상만을 남기기로 한다.

 

 

1. 영화는 너무 재미있다. 영화는 두 시간 보는 동안 흥미진진하면 되고 볼 거리 많고 감탄나올 만한 장면들 많으면 일단 반 이상 성공한 건데 그런 측면에서 <블랙아담>은 시각적으로 대만족이라 하겠다.

 

2. 물론 스토리는 진부한 편이다. 하지만 이미 다 알던 DC의 수퍼히어로와 빌런들 이야기이니 진부하지 않은 게 오히려 이상하지 않을까?  가요를 만들 때 대개 기본 테마의 멜로디와 분위기를 반복하다가 중간 또는 후반에 변곡점을 두어 전혀 다른 테마를 살짝 가미시켜 곡의 분위기를 바꾸며 더욱 흡입력을 높이는 것처럼 <블랙아담> 역시 수퍼맨처럼 시종 최강을 자랑하는 캐릭터가 중간에 살짝 그렇지 않은 상황을 거치는 것도 클리셰, 진부한 설정을 그대로 따라간 셈이다.  뭐, 어쨋든 그게 큰 문제되진 않는다.

 

3. 잘 생긴 배우라도 나이가 들면 멋진 수염을 기르는 것이 좋다. 007 시리지로 유명한 피어스 브로스넌의 수염은 대박. 얼마전 돌아가신 션 커널리도 못지 않게 멋있었다. 나이 들며 더 멋있고 품위넘친다는 말을 듣기 위해선 수염이 필수. 예전 초미남으로 이름을 떨쳤던 로저 무어가 수염없는 맨얼굴, 또는 어딘가 어울리지 않는 수염을 달고 007 이후 영화 몇 편에 등장했다가 완전히 사라져 버린 건 수염의 미학을 무시해서다.

 

로저 무어

 

4. 샤잠, 샤박 같은 단어를 말하는 것만으로 코스튬 대반전이 일어나는 것은 공중전화박스에서 옷갈아입고 나오는 수퍼맨이나 원더우먼보다 더 뜨악한데 그걸 아무튼 영상으로 멋지게 담아낸 제작팀의 아이디어와 노고를 칭찬하지 않을 수 없다.

 

5. 수퍼히어로 버드맨으로 나오는 흑인배우 알디스 알렉산더 베이질 핫지(Aldis Alexander Basil Hodge)는 버드맨 복장을 갖춘 얼굴이 여느 빌런들보다 더 빌런 같았다.

 

 

 

이상,

 

 

2022. 10.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