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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출판 시장 3월 보고서

beautician 2022. 3. 29. 12:03

인도네시아 출판 시장 3월 보고서

 

 

 

출판계 이슈 및 주요 동향

 

팬데믹 끝물, 출판산업 재건의 장애물들

 

 

중부바자 주도 족자(Yogjakarta)는 인도네시아 독립전쟁 당시 공화국 임시수도였고 당시 족자 술탄 하멩꾸부워노 9세는 독립전쟁 국가영웅으로서 수하르토의 부통령도 지냈으므로 그의 술탄국이자 현재 아들 하멩꾸부워노 10세가 주지사를 겸해 다스리는 족자는 북부 수마트라 아쩨(Aceh)와 함께 특별시(D.I)의 지위를 누리고 있다. 문화, 교육적으로도 오랜 역사를 지닌 족자는 자카르타 못지 않은 많은 출판사들이 있어 인도네시아 출판협회(IKAPI)로서도 매우 중요한 지부다.

 

코로나 팬데믹이 거의 끝나가는 기미를 보이며 경제와 일상회복을 위한 일정표가 나오고 있던 212일 이곳 한 호텔에서 있었던 2021-2026 인도네시아 출판협회(IKAPI) 족자지부 임원들의 취임식에서 IKAPI 사무국장 누르콜리스 리드완(Nurkholis Ridwan)은 도서 불법복제와 출판사들의 매출감소 문제를 모든 출판사들이 당면하고 있는 최고의 문제로 지적했다. 특히 주로 시장에서 불법 복제도서를 판매하는 사람들은 단속을 당해 판매를 중단시켜도 금방 상호를 바꿔 달고 다시 불법복제도서들을 팔기 때문에 근절하기 어렵다는 사실도 언급했다.

 

매출감소 문제는 IKAPI 자체 조사에 따르면 팬데믹 기간 동안 58%의 출판사들이 50% 이상, 29%30-40%, 나머지 23%10-30%의 매출감소를 겪었다. 2020년에는 71.4%의 출판사들이 지방정부 교육국이나 지방도서관으로부터 도서주문을 아예 받지 못했고 26%는 공공기관 도서주문을 받긴 했지만 그 양이 많이 줄어들었다.

 

이런 문제는 코로나 직전인 201910월 조코 위도도 대통령 재선임기가 시작되면서 출판을 비롯한 16개 문화부문 정책을 결정하던 대통령 직할 기관 창조경제부(Bekraf)가 관광창조경제부로 통합된 영향도 크다. 코로나 사태로 와해된 관광산업이 인도네시아 경제에서 차지하는 부분이 너무 커서 그 재건을 위해 전력을 다하던 관광창조경제부가 상대적으로 비중이 작은 출판 부문에 실질적 지원도 거의 해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출판업계의 접촉면이 더 큰 교육문화부(Kemendikbud)2021년 연구기술부를 합병해 교육문화연구기술부(Kemendikbudristek)으로 재편되면서 조직은 거대해졌지만 팬데믹 기간 동안 온라인으로 밀려난 수업손실 문제에 부처가 더욱 주목하면서 출판산업은 오히려 더욱 소외된 것이 사실이다.

 

누르콜리스 사무국장은 IKAPI가 정부지원을 요청하는 여러 제안서를 제출한 바 있으며 그 중 하나는 정부가 도서관과 독서공원에 비치하기 위한 공공 도서구매 예산을 다시 책정해 달라는 것이다. 그러나 인도네시아 정부가 작년 말 팬데믹 타개와 영화산업 재건 용도의 지원을 위해 상당한 예산을 확보한 것이 보도되었지만 같은 맥락의 도서출판산업 재난지원예산은 확보되지 않았다.

 

* 출처: 에르에르이닷컴

 

인니 작가 노르만 빠사리부의 작품 맨부커상 후보 리스트 진입

 

 

인도네시아 작가 노르만 에릭슨 빠사리부(Norman Erikson Pasaribu)의 작품 <행복한 이야기들, 거의>(Happy Stories, Mostly)2022년 국제 부커상 후보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행복한 이야기들, 거의>는 공상과학소설, 부조리 문학, 대안역사 현실주의 등이 긴밀하게 혼합되어 녹아든 작품이다. 부커상 측은 빠사리부의 작품에 대해 이성애가 기본규범이 되어 있는 세계를 온통 휘저어 놓고 그 기저에 깔린 냄새나는 부조리를 폭로한다고 묘사했다. 이 책은 거칠면서도 합리적인 북부 수마트라의 바딱족과 그 지역에서만큼은 이슬람보다 우세한 기독교의 문화적 요소들을 그리면서 보통이 경우라면 이성애자여야 할 캐릭터에 동성애자 퀴어를 집어넣고서 플롯을 전개시킨다.

 

이 책은 인도네시아에서는 <행복한 이야기들, 거의 대부분이>(Cerita-cerita Bahagia, Hampir Seluruhnya.)라는 제목으로 출판되었다가 이후 티파니 차오(Tiffany Tsao)가 영어로 번역했다. 빠사리부의 이 작품은 12편의 세계 다른 작가들 작품과 경쟁하게 되는데 우승자는 5만 파운드(8,000만 원)의 상금을 받게 되는데 작가와 번역가에게 절반씩 수여된다. 하지만 현재 후보에 오른 작품들은 우선 일차로 소정의 절차를 거치며 걸러져 숏리스트에 들어야 하는데 이때 숏리스트에 오른 작품들은 각각 2,500 파운드(400만 원)를 받게 된다.

 

그의 경쟁작에는 정보라 작가의 <저주토끼>, 박상용 작가의 <대도시의 사랑법> 등 한국 작품 두 편도 함께 올라 있다. 노르만 이전엔 에카 꾸르니아완(Eka Kurniawan)<호랑이 남자(Man Tiger)>로 인도네시아 작가로서는 처음으로 2016년 맨부커상 수상 후보작으로 이름을 올린 바 있다.

 

2022년 국제 부커상 후보 숏리스트는 202047일에 발표된다.

 

* 출처: CNN 인도네시아

 

 

그라메디아(Gramedia)2022년 메가 베스트셀러

 

 

그라메디아의 일반적인 베스트셀러 기준은 단기간 내에 3쇄 이상 진행되어 5만 부 이상 팔리는 경우다. 그런데 메가 베스트셀러는 같은 조건 내에 10만 부가 팔린 책들이라 정의한다.

 

특정 도서의 판매량은 작가의 이미지에 의해서 좌우된다. 예를 들어 뜨레 리예(Tere Liye), 디 레스타리(Dee Lestari), 케이고 하가시노, J.K. 롤링, 마크 맨슨(Mark Manson)같이 꾸준히 좋은 책을 내는 것으로 정평이 나있고 많은 사람들에게 친숙한 작가들 작품들은 늘 기다려진다. 그들의 책이 나오면 대개 호의적인 독자 평이 나오고 좋은 평들이 쌓이면 책 판매는 더욱 활기를 더하게 된다. 비평가의 좋은 평가도 큰 역할을 하고 방탄소년단 같은 K-pop 아이돌의 추천은 두 말할 나위 없이 판매부수를 반드시 크게 늘린다. 그라메디아는 이런 메커니즘에 기초에 출판할 콘텐츠를 결정했고 도서 마케팅을 진행했는데 특별히 팬데믹이 시작된 이후엔 거의 예외가 없었다. ‘반드시 팔리는 책만 출판한다는 위기상황의 출판전략이 주효한 셈이다.

 

그라메디아가 2022년 출간해 메가 베스트셀러가 된 작품들을 추려 보았다. 아래는 출판일 기준이다.

 

20221

- <블랙 쇼맨과 이름없는 마을의 살인(Black Sowman dan Pembunuhan di Kota Tak Bernama)> 히가시노 게이고

- <읽혀지기(Dibaca)> 에스뚜띡(Aesteuticc)

- <외로움(Sepi)> 피자르 쁘시콜로기(Pijar Psikologi)

- <떠난 후에 남겨진 것들: 떠난 이들에게 우리가 배우는 것들(Things Left Behind: Hal-hal yang Kita Pelajari dari Mereka yang Telah Tiada)> 김새별, 전애원

- <사피엔스 그랙픽 Vol. 2: 문명의 기둥들(Sapiens Grafis Vol. 2: Pilar-pilar Peradaban) 유발 노아 하라리(Yuval Noah Harari)

- <퍼스널 브랜딩으로 운명을 바꾼다 (Personal Branding Bisa Mengubah Takdir) 톰 라와파(Tom Liwafa)

- <마미클로페디아 2-5세 아이들을 위한 89가지 요리법(Mommyclopedia 89 Resep Makanan Anak 2-5 Tahun)> 메타 하닌디타 박사(dr. Meta Hanindita, Sp.A)

- <집밥의 영감 산더의 부엌(Inspirational Ideas for Home Cooking ala Xander’s Kitchen)> 유니타(Junita)

- <신성한 사랑의 비밀: 이슬람 속으로 떠나는 영적 여행(Secrets of Divine Love: Sebuah Perjalanan Spiritual yang Mendalam tentang Islam)> A.헬와(A. Helwa)

- <주줏쯔 카이센 5(Jujutsu Kaisen 5)> 아쿠타미 게게

- <데몬 슬레이어 8(Demon Slayer 8)> 고토우게 코요하루

- <하이, 미이코 34(Hai, Miiko! 34)> 오노 에리코

유명 작가의 수입번역서 세 권, 유명 연재 만화 세 권, 육아 및 가사 두 권, 로컬 자기계발서 세 권, 종교 한 권

 

20222

- <, 달콤한 부채(Home Sweet Loan)> 알미라 바스타리(Almira Bastari)

- <빈대가족-38(Keluarga Super Irit 38)> 스토리박스-류수영 작가

- <원피스-98(One Piece 98)> 오다 에이이치로

두 권의 유명한 연재만화와 밀레니얼 세대에게 각광받는 알미라 바스타리 작가의 신간.

 

이중 유품정리사 김새별의 작품과 류수영 작가의 교육만화 <빈대가족> 시리즈가 눈에 띈다. 그라메디아 한 개 회사에서 1-2월 사이 16권의 메가 베스트셀러가 나왔다는 것은 코로나 팬데믹에서 분명히 벗어나고 있는 조짐으로 보이며 만화 다섯 권 중 네 권이 일본 연재만화라는 점은 일본 만화콘텐츠의 강세가 덕후들 사이에 여전히 건재함을 입증했다.

 

* 출처: 그라메디아 공식 블로그

 

 

디지털출판(전자책, 오디오북 등) 관련 시장 동향

 

스토리텔(Storytel) 20223월 인도네시아 콘텐츠 출시

 

오디오 콘텐츠 15만 개를 보유한 오디오북 서비스업체인 스토리텔(Storytel)이 데위 레스타리(Dewi Lestari), 뜨레 리예(Tere Liye), 이까 나타싸(Ika Natassa), 아스마 나디아(Asma Nadia), 아흐맛 푸아드(Ahmad Fuadi), 피디 바익(Pidi Baiq), 하비브라흐만 엘 시라지(Habiburrahman El Shirazy) 인도네시아 독자들에게 친숙한 유명 로컬 작가들의 작품들을 오디오북으로 내놓으면서 인도네시아 독자들 대상 회원제 서비스를 시작했다.

 

스토리북을 읽어주는 나레이터로서 디안 사스트로와르도요(Dian Sastrowardoyo), 아디니아 위라스티(Adinia Wirasti), 페디 누릴(Fedi Nuril) 같은 유명 인도네시아 남녀 배우들을 사용하는 등 2021년 중반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이후 오디오북 콘텐츠 라이브러리를 갖추기 위해 그 사이 출판업계의 여러 유명 선두기업들과 꽤 오랜 기간 함께 작업했다. 유명 배우들의 연기력 충만한 목소리로 제공되는 스토리텔의 오디오북 콘텐츠들은 인도네시아의 독서 애호가들이 어디에 있던 온라인으로 쉽게 접할 수 있게 되었다.

 

스토리텔과 작업한 현지 출판사와 스튜디오들이 이 과정을 거치면서 보고 배운 것을 통해 인도네시아 오디오북 산업의 수준 향상에 일정 부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작업에 참여한 유명작가 디 레스타리는 스토리텔 인도네시아 콘텐츠의 일부분이 된 것을 기쁘고 영광스럽게 생각한다며 책 한 권의 내용을 유명 배우의 나레이션과 목소리 연기를 통해 듣는 새로운 경험이 인도네시아 사회 독자들의 종래의 상상력의 한계를 즐기는 경험을 갖게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소설가가 되기 전 트리오 보컬그룹의 가수였던 리 레스타리로서는 오디오가 갖는 위력과 효과를 누구보다도 잘 이해했을 것으로 보인다.

 

.스토리텔 인도네시아는신규 사용자들에게 7일간의 무료 청취기간을 주며 판촉기간 중 월 39,000루피아(3,300) 가격으로 해당 서비스를 제공한다. 해당 서비스는 최저 스팩 안드로이도 5 이상, 또는 iOS13 이상의 안드로이드와 애플 기기로 즐길 수 있다.

 

* 출처: 더틱닷컴

 

 

(이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