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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라자의 알룩 또돌로 신앙 공동체 본문
안녕과 장수를 비는 마마눅 딸루 의식
마마눅 딸루(Ma'manuk Tallu) 의식은 힌두교 알룩 또돌로(Hindu Aluk Todolo) 신앙을 가진 토라자 사람들의 전통행사로 뿌앙 마투아(Puang Matua)와 데와타(Dewata)에게 바치는 의식이다. 알룩 토돌로는 토라자 부족이 조상 대대로 믿어온 신앙으로 현재도 꽤 많은 토라자인들이 아직 이 신앙을 가지고 있어 1970년 힌두-발리 교파로 받아들여지며 인도네시아의 공식적인 소수 종교 중 하나가 되었다. 뿌앙 마두아(Puang Matua)는 그 신앙 속 최고신이고 데와타(Dewata)는 힌두불교신화 속 등장하며 전능한 영적 능력을 발휘하지만 최고신보다는 낮은 위상의 신이다.
하지만 실제로 토라자 사람들 대다수가 이제는 이슬람이나 기독교로 입교한 상태여서 마마눅 탈루 행사를 볼 수 있는 기회는 매우 드물다.
마마눅 딸루 의식은 똥꼬난 사람들(warga Tongkonan)이 자신들의 죄와 잘못을 씻어 달라고 데와타나 뿌앙 마투아(최고신)에게 비는 의식이다. 똥꼬난은 토라자의 전통가옥으로 똥꼬난 사람들이라 하면 아직도 전통가옥에 살며 옛날 조상의 신앙과 전통을 지키는 사람들을 뜻한다. 이 의식의 궁극적 목표는 똥꼬난 사람들이 행복하도록 뿌앙 마투아가 더욱 큰 힘을 얻어 사람들에게 장수와 보호를 내려주는 것이다.
마마눅 딸루 의식의 가장 특이한 점은 성스럽다고 여겨지는 네 마리의 닭을 이용한다는 점이다. 이들 네 마리 닭은 그 모양도 용도도 각각 다르다.
까루룽(Karurung)이라 부르는 첫 번째 닭은 검정에 가까운 짙은 갈색 몸에 검은 발을 가졌고 알룩 신앙 시조령에게 바쳐진다.
두 번째 닭은 래(Rae)라고 하는데 전체적으로 검지만 목에 붉은 빛이 감돌고 흰 발톱을 가졌다. 래는 지상과 토라자 땅을 지키는 신 암뿌 빠당(Ampu Padang)에게 바쳐진다. 이런 특징을 가진 닭은 매우 드물어 찾기 힘들지만 다른 닭과 대체할 수 없으므로 이 닭 없이는 마마눅 딸루 의식이 불가능하다.
세 번째 닭은 딸루니(Talluni)인데 붉은 몸통에 노란 다리를 가졌고 삥기란 랑잇 신(Dewa Pinggiran Langit), 번역하지만 ‘하늘가의 신’에게 바쳐진다. 이 신은 인간을 괴롭혀 죄와 잘못을 짓게 하므로 기독교의 사탄과 비슷한 존재다. 그는 언제나 사람들 마음 속에 파고들어 빙의하려 하고 사람들이 악한 일을 행하고 싶은 충동을 일으킨다. 날것을 좋아하고 요리한 음식을 먹지 않는 신의 특징이 그에게 빙의된 사람들에게도 나타난다. 하지만 익힌 음식을 아예 먹지 않는 것은 아니므로 아무런 조미료 없이 구은 것은 먹는다. 그래서 바나나 잎 포개어 만든 세 번째 더미엔 익히지 않은 쌀을 놓는다.
네 번째 닭은 셀라(Sella)라고 한다. 거뭇거뭇한 붉은 색 깃털을 가졌고 다리는 하얗다. 우주와 인간, 작물, 가축과 모든 살아있는 것들을 주관하는 최고신인 뿌앙 마투아에게 바쳐지는 닭이다.
일반적으로 마마눅 딸루 의식은 해가 중천에 뜬 낮에 똥고난 마을의 동쪽에서 행해진다. 의식 장소에는 미리부터 미니 닭장을 설치해 놓고 땅 위 네 군데에 바나나 잎을 포개어 쌓아 놓는다. 그리고 그 위에 닭 피를 받을 바구니도 바나나 잎으로 만들어 둔다. 세 번째 바나나잎 더미는 삥기란 랑잇 신을 위한 것이니 그 위에 생쌀을 약간 뿌려준다. 그 생쌀의 용도가 분명하기 때문에 다른 바나나 잎 더미에 생쌀을 놓아서는 안된다. 이제 네 개의 미니 닭장도 각각의 바나나잎 더미 앞에 놓는다.
모든 준비가 갖춰지면 알룩 또돌로의 사제인 또미나아(Tominaa)가 첫 번째 닭인 까루룽을 가져오라 하여 목을 따고 피를 받은 후 기도하거나 매우 긴 주문을 왼다. 그런 절차를 각각의 바나나 잎 더미 앞에서 반복한다.
도살한 닭 피는 미리 준비한 바나나 잎 바구니에 담고 죽은 닭의 깃털 몇 개와 발톱 몇 개만 아까의 미니 닭장에 돌려 놓는다. 그런 다음 닭 몸체는 불에 굽고 크기에 맞게 잘라 네 개의 바나나 잎 더미에 각각 놓는다. 그런 다음 또미나아는 각 신들을 찬양하는 찬가를 읊은 후 닭고기를 짧게 자른 대나무 안에 넣고 양념이나 소금, 조미료를 넣지 않고 곧바로 요리한다.
닭고기가 충분히 익으면 불에서 꺼내 원래의 바나나잎 더미에 올려놓고 역시 대나무 통해 넣어 익힌 빡삐용(Pa’piong)밥도 각각의 신들에게 나누어 올린 후 또미나아는 신들에게 음식을 먹으러 오라는 기도를 올린다. 이로서 마마눅 딸루 의식은 끝나게 되고 닭고기와 빡삐용 밥은 주민들이 가져가 나누어 먹는다.
이런 마마눅 딸루 의식이 정화기능을 갖고 마을의 귀신도 쫓아내는 힘을 갖는 이유는 뚜앙 마투와와 데와타는 물론 조상신과 데와 삥기르 랑잇까지 강림하는 이 의식에 다른 잡신들이 얼씬거릴 수 없기 때문이다.
출처: 힌두알룩타
https://hindualukta.blogspot.com/2017/02/upacara-mamanuk-tallu-meminta.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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