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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기사번역

마을마다 골목마다 깊숙이 들어온 코로나

beautician 2021. 7. 3. 12:51

PPKM Mikro 최전선의 통반장들, 고군분투하는 지역사회

 

 2021 년 6월 21일 남부 자카르타 찔란닥 구(區) 남부 간다리아의 한 골목을 오토바이 운전자가 지나고 있다. 이 지역에서 심각한 코로나 감염상황이 벌어져 주민들은 지역봉쇄 상태에 돌입했다. (Antara/Sigid Kurniawan)

 

 

23일(수) 자카르타 경계를 벗어난 서부자바 데뽁시(市) 뚜구(Tugu) 지역에 사는 와기만(49)은 같은 통(RW)에 사는 이웃 동료들의 메시지가 자신의 핸드폰에 대거 밀려 들어오는 것을 보고 있었다.

 

이달 초 와기맨이 사는 동네는 코로나 레드존이 되었다. 레드존이란 감염위험이 높은 지역에 붙여지는 주홍글씨다. 22일(화)까지 82명의 이웃들이 코로나에 확진되었고 그 중 두 명은 목숨을 잃었다. 그리고 다음날 또 한 명이 찌트라 아라피그 병원(Citra Arafiq Hospital)에서 치료 중 세상을 떠났다.

 

인도네시아의 코로나 신규확진자는 27일(일) 2만1342명을 기록했다. 반갑지 않은 기록 경신이었다. 23일(수)엔 누적확진자도 2백만 명을 넘었다. 신규확진자 대부분이 자카르타와 서부자바, 그리고 동부자바에서 나오고 있다.

 

봉쇄조치나 예전의 대규모 사회적규제조치(PSBB) 회귀를 요구하는 지자체와 시민들의 목소리와는 달리 정부는 소규모 공공활동제한조치(PPKM Mikro)를 고수했다. PPKM Mikro를 한 마디로 정의하자면 지역사회의 가장 작은 단위인 통(RW)과 반(RT)을 방역의 최전선에 내세워 바이러스와 싸우게 하는 정책이라 하겠다.  

 

정부는 강화된 PPKM 조치를 7월 5일까지 유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PPKM 시행지역에서는 통반장들이 마을사람들로 자경단을 구성해 통-반 단위의 방역과 예방을 책임져야 한다.

 

와기만도 그런 책임을 진 지역사회 지도자 중 한 명이다. 그는 방역활동을 강화해 자신이 맡고 있는 반(RT)들에서 바이러스 확산 억제, 건강정보 전파, 보건 프로토콜 실행상황 모니터링 등의 활동을 위임받았다. 와기만 자신도 지난 달 코로나에 감염되어 현재 회복 중이지만 전혀 위축되지 않았다. 그는 12개 반으로 이루어진 통 하나를 책임지고 감염상황에 적절히 조치하며 감독하는 책임을 줄곧 수행하고 있다. 그는 숨이 가빠 보였지만 지역사회의 중심축이 되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보였다. 하지만 방역은 혼자 힘으로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민초들의 연대

싱가포르 난양 기술대학교의 재난사회학 전문가 술피카르 아미르 교수는 지역사회가 위기를 극복하고 회복하기 위해서는 개개인의 연대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도시와 시골을 막론하고 이러한 연대는 통-반 단위에서 다양한 형태의 노력으로 나타났다.

 

자카르타 외곽의 또 다른 지역인 서부자바 버카시 자티아시(Jatiasih) 지역의 한 통에서 15명의 확진자가 나오자 가정복지운동(PKK)이라는 단체 회원들이 나서 분주하게 확진자 가족들을 도왔다. PKK는 정부 지원을 받아 지역 내 가정복지에 주목하는 단체로 여성회원들로만 이루어져 있다. 그들은 11명의 확진자들이 자가격리를 하는 14일 동안 각자 집에서 해온 음식들을 감염자 가정에 제공해 주었다. 주로 음식 봉투를 자가격리하는 집 현관 손잡이에 매달아 놓는 식으로 전달이 이루어졌다.

 

PPK 회원인 리아 사피트리(Ria Safitri)는 확진자와 가족들이 지역사회가 그들과 함께 한다는 것을 느끼게 하고 싶다며 얼굴을 붉혔다. 일주일에 한 번씩 PKK 회원들을 중심으로 보건 프로토콜을 철저히 지키면서 정기적으로 야외체조시간을 갖는데 이 역시 그들이 사는 통 주민들의 건강증진을 위한 행사다.

 

수도권 이외 지역 상황

비슷한 맥락으로 중부자바에서도 주민들이 조고통코(Jogo Tonggo) 프로그램을 발전시켜 가고 있다. Jogo Tonggo는 Jaga Tangga (이웃 지키기)의 자바식 표기다. 주민들이 서로 돌보도록 하는 이 프로그램은 작년 팬데믹이 시작되면서부터 중부자바 여러 지역에서 자발적으로 시작되어 번져 나갔다.

 

중부자바 스마랑시 뜨갈사리(Tegalsari) 마을 4반의 주민들도 팬데믹 기간 동안 조고통고 관습을 지역사회에 깊숙이 정착시켰다. 주민들은 이웃이 코로나에 확진되어 자가격리되면 일찌감치 음식과 과일들을 준비해 제공했다.

 

중부자바 수라카르타의 한 지역사회는 확진자 격리를 위해 아예 건물 두 동을 마련하고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확진자들에게 필요한 물품들을 제공해 주고 있다.

 

팬데믹 기간 동안 도움받은 이들은 병에 걸린 사람들 만이 아니다. 서부 자바 반둥 소재 자티엔다(Jatiendah) 마을 주민들은 #RW15SalingBantu(#14반 서로 돕기)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팬데믹 기간에 직장을 잃어 생계가 막막한 이웃들을 위해 모금을 했다. “아직 건강한 사람들은 이웃의 어려움을 함께 나눠야 합니다.” 15반장 헤루 헤리얀토의 말이다.

 

지역사회 단합의 한계점

조코 위도도 대통령은 지난 23일(수) 봉쇄 등 더욱 강력한 감역확산방지조치 요구를 끝내 거부했다. 작년에도 전면적인 봉쇄조치를 할 경우 발생할 막대한 사회경제적 비용을 언급했는데 그와 같은 맥락이다. 그는 2020년 3월 당시 모든 국가가 각각 다른 성격, 문화, 기풍을 가지고 있으므로 코로나-19를 맞아 봉쇄령을 내린 다른 나라들과 달리 인도네시아는 절대 봉쇄정책을 선택하지 않겠다고 천명한 바 있다.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많은 지역사회의 민초들이 눈물겨운 노력과 동지에로 위기를 극복하려 하지만 감염병 대처에 있어 지역사회의 노력만으로는 불충분하므로 정부가 전면에 나서야 한다고 술피카르 박사가 지적했다. 막대한 봉쇄비용 때문이라고 하지만 정부는 PPKM Mikro 정책을 고수하면서 결과적으로 가장 힘없는 민초들과 통반장들을 코로나 방역 최전선으로 등 떠밀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울 듯하다.

출처: 자카르타포스트
https://www.thejakartapost.com/news/2021/06/27/we-will-emerge-more-resilient-local-communities-find-strength-amid-second-virus-wave.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