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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결정 나오기 전 하지순례 취소한 인도네시아 종교부 본문

인도네시아 기사번역

사우디 결정 나오기 전 하지순례 취소한 인도네시아 종교부

beautician 2021. 6. 11. 13:43

두 번째 하지 순례 취소로 절망과 혼란에 빠진 인도네시아 무슬림 사회

 

2020년 8월 2일 사우디 아라비아 미디어부에서 제공한 사진. 연례 하지 순례기간 마지막 날, 메카 시내 그랜드 모스크 중앙에 위치한 이슬람 성소 카바(Kaaba) 주변을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마스크를 쓴 무슬림 순례자들이 미리 그어진 원형 줄을 따라 맴돌고 있다. 2020년엔 팬데믹으로 인해 수백만 명의 순례자들 입국이 거부되고 오직 10,000명의 무슬림만이 성지 하지 순례를 허가받았다. (AFP/- / Saudi Ministry of Media)  

 

중부 자바 가룻(Garut)군 찌수루빤(Cisurupan) 마을에 사는 46세 예티 파리다(Yeti Farida)는 무슬림이라면 상황이 허락하는 한 일생에 한 번은 꼭 다녀와야 하는 사우디 아라비아 메카를 향한 하지 순례를 8년간이나 기다렸다. 그녀는 작년에도 순례를 떠날 모든 준비를 진작에 갖추었지만 코로나바이러스로 팬데믹이 발생하면서 종교부가 하지 순례를 취소하자 어쩔 수 없이 1년을 더 기다려야 했는데 올해 하지 순례가 또 다시 취소되자 그간의 희망이 산산조각 나고 말았다. 자동차 부품가게를 운영하는 예티는 하지 순례를 떠날 생각에 들떴다가 출발 취소 소식에 크게 실망했다고 털어놓았다. “올해 또 취소되다니 망연자실할 뿐입니다.”

 

지난 6월 3일(목) 세계에서 가장 많은 무슬림 인구를 가진 인도네시아 종교부가 코로나 팬데믹 시기의 감염병 확산 우려로 작년에 이어 올해도 하지 순례를 취소하자 순례계획을 세웠던 수십만 명의 무슬림들 발이 묶이고 말았다.  

 

반둥 소아과 의사인 48세의 헨리 마리나(Henny Marina)와 그녀의 남편도 평생 가꾸어 왔던 하지 순례의 꿈이 깨져 버렸다.

 

민간 기업에 다니는 49세의 회사원 아흐맛 타미드(Ahmad Tahmid)도 세 자녀를 키우면서도 절약해 순례를 위해 저축해 왔는데 이제 1년을 더 기다리지 않으면 안되게 되었다. “나를 비롯한 모든 순례자들이 이번 하지 취소로 크게 실망했을 게 틀림없습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어쩔 수 없는 상황이란 걸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아흐맛은 당국의 결정을 마지못해 받아들였다.

 

중부 자바와 동부 자바에서 하지 순례여행자 모집을 주업무로 하는 족자 소재 여행사 프레슈넬 크리아신도 뻐르까사(Freshnel Kreasindo Perkasa)는 이번 하지 취소 결정으로 인해 수년 간 순례를 준비하며 영적 수양을 해온 많은 사람들이 정부에게 배신감을 느낀다고 말한다. 이 회사의 꺼부멘(Kebumen) 지점은 중부 자바의 순례여행자 80명을 올해 메카로 보낼 예정이었다. “우린 그들이 실망을 극복할 수 있도록 영적, 심리적 도움을 주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말하는 프레슈넬의 중부 자바 매니저 띠띡 와휴니(Titik Wahyuni)는 꺼부멘 지점 자체도 지난 해부터 팬데믹으로 인한 경제적 압박 속에서 직원 3분의 2을 내보내야만 했다고 덧붙였다.

 

무슬림들에게 있어 하지 순례는 신앙을 떠받치는 다섯 개의 기둥 중 하나로 건강과 경제적 상황이 허락하는 한 최소한 일생에 한 번 순례를 떠나는 것은 하나의 의무이기도 하다.

 

하지만 많은 인도네시아 무슬림들에게 있어 각 나라에 배정된 순례인원 쿼터 시스템 때문에 20년씩 기다려야 하는 경우도 있어 실제로 하지 순례는 일생에 한번 오는 기회이기 쉽다.

 

물론 인도네시아는 세계에서 가장 큰 쿼터를 받아왔다. 작년 인도네시아 종교부는 최대 22만1,000명의 하지 순례객들을 보낼 예정이었지만 팬데믹이 발생하고 사우디 아라바이가 외국인 순례객들의 하지 순례입국을 무기한 금지하면서 중단되고 말았다. 당시 출발하지 못한 사람들 중 종교부에 순례비용을 기 납부한 이들이 18만 명에 이르러 그들에겐 올해 하지 순례 쿼터 배정의 우선권이 부여되었다

 

야쿳 초릴 쿠오마스(Yaqut Cholil Qoumas) 인도네시아 종교부 장관  

 

야쿳 초릴 쿠오마스(Yaqut Cholil Qoumas) 인도네시아 종교부 장관은 지난 6월 3일(목) 사우디  당국으로부터 올해 하지순례에 대한 공식결정이 나오지 않아 인도네시아를 포함한 외국인들에게 메카 순례의 길이 열릴 것인지 분명하지 않다고 언급했다. “인도네시아뿐 아니라 다른 어떤 나라도 올해 순례 쿼터를 받지 못했고 관련 양해각서도 맺지 못했습니다.” 야쿳 장관은 목요일 유튜브로 방송된 기자회견에서 올해 순례비용을 납부한 이들은 내년에 순례를 떠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야쿳 장관은 사우디 아라비아가 하지와 움라(umrah-하지보다 순례의 의미가 적음)에 대한 애매한 결정으로 인해 인도네시아 정부가 순례여행자들의 비자나 팬데믹 관련 안전조치를 준비할 충분한 시간을 가질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비록 쓴 약이지만 삼키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하지 순례 취소결정을 내린 오직 하나의 이유를 대라면 정부가 순례여행자들의 안전을 최우선순위에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도네시아는 지난 몇 주 동안 매일 전국적으로 5,000명 넘는 신규확진자가 나오는 중이며 6월 1일 하루만 4,800명 대로 살짝 감소한 바 있다.하지만 6월 5일(토) 현재 누적확진자는 180만 명을 넘었고 누적사망자도 5만1,000명을 넘었다.

 

인도네시아 울라마 대위원회(MUI)는 사우디 당국의 불분명한 태도에 의문을 던지며 그로 인해 영향을 받은 순례자들과 그 가족들의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도록 사우디 왕실이 공개적으로 분명한 입장을 밝힐 것을 촉구했다. MUI 부의장 안와르 아바스(Anwar Abbas)는 사우디아라비아의 미적거리는 결정이 통탄스럽다고 지난 6월 4일(금) 자카르타포스트에게 말했다.

 

샤리프 히다야툴라 국립 이슬람대학교의 다디 다르마디(Dadi Darmadi) 하지 분석가는 연례 하지순례가 인도네시아 무슬림들에게 갖는 사회적 종교적 가치가 지대한데 올해 하지 순례를 전격 취소한 종교부의 결정이 너무 성급했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좀더 인내심을 가지고 사우디아라비아의 하지 관련 최고위 당국과 외교적 소통을 끈질기게 이어나갔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노력이 있었다면 인도네시아 순례자들을 위해 정부가 최후의 최후까지 모든 노력을 다했다는 확신을 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다디는 지적했다.

 

“오늘날 코로나 팬데믹으로 불확실성이 더욱 커진 만큼 희망의 불씨를 꺼버리는 대신 정부 당국은 한 명이든 열 명이든 어떡하든 하지 순례를 보낼 수 있도록 애쓰는 모습을 대중들에게 보였어야만 했습니다.”



출처: 자카르타포스트- Sun, June 6, 2021
https://www.thejakartapost.com/news/2021/06/06/second-haj-cancelation-spells-frustration-and-confusion-for-indonesian-pilgrims.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