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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기사번역

경찰 폭력성은 그들의 문화

beautician 2021. 3. 27. 11:53

경찰의 고질적 폭력관행은 뿌리깊은 전투적 문화와 가혹한 훈련에 기인

 

2020년 12월 8일 전날 자카르타-찌감벡 톨 총격전에서 사망한 이슬람수호전선(FPI) 조직원들의 유해를 실은 앰뷸런스가 끄라맛자티(Kramat Jati) 경찰병원에서 출발하고 있다. (Antara/Indrianto Eko Suwarso)  

 

지난 1월 지명된 리스티요 시깃 쁘라보워 (Listyo Sigit Prabowo) 신임 경찰청장은 취임사에서 경찰이 보다 ‘인도적’ 방식으로 법집행을 하도록 변화시키겠다고 맹세한 바 있다. 인권단체들은 그 약속을 반겼지만 그 맹세를 그다지 뒷받침하지 못하는 그의 경력이 일말의 의구심을 남겼다.

 

그러나 그가 취임한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보도되고 있는 경찰 폭력사건은 이제 그의 턱 밑을 위협하는 칼날이 되었다. 전국 여러 도시에서 적잖게 발생한 잔혹한 경찰폭력이 국민들의 이목을 끌었기 때문이다. 법집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폭력문제가 어쩌면 애당초 경찰 후보생들에 대한 교육방식에 기인한다는 이슈가 새삼 다시 지적되고 있다.

 

계속 터지는 사건들

리스티요 청장이 취임한 지 한 달도 되지 않았던 2월 24일 이른 아침, 서부 자카르타 쯩까렝 지역 한 카페에서 CS라는 이니셜로만 기록된 경장 계급의 한 경관이 세 사람을 사살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이 사건은 술 취한 경관과 카페 종업원 사이의 말다툼이 격화되다가 벌어진 것으로 CS가 총을 꺼내 네 사람을 쏘았는데 종업원들 두 명과 총에 맞은 군인 한 명이 현장에서 즉사했다.

 

자카르타 경찰청 M. 파딜 임란(M. Fadil Imran) 치안감이 즉시 나서 CS는 국가경찰 행동강령에 따라 처벌될 것이라 말하며 사망자의 유족들과 인도네시아군, 그리고 국민들에게 사과의 말을 전했다. 같은 날 리스티요 경찰청장도 이 사건을 언급하며 경찰과 군의 변함없는 연대감을 재확인하는 서한을 공개 발송했다. 또한 CS를 형사범으로 기소하도록 공개적으로 지시했다. CS는 이후 해당 사건의 용의자로 이름을 올렸다.

 

한편 북부 수마트라 메단에서는 R이란 이니셜로 알려진 한 경위가 여성 두 명을 살해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사망자들은 문제의 경위가 일하던 블라완(Belawan) 항구 경찰서의 계약직 직원과 그 친구인 것으로 알려졌다. 격한 말다툼 끝에 경위가 여성들을 목 졸라 살해하고 시신들을 각각 다른 곳에 유기한 사건이다. R은 형사 용의자로 체포되었다.

 

전례들

리스티요 청장이 취임하자 최근 몇 년간 대규모 시위에서 경찰들이 과도한 폭력을 사용했다는 보도가 이어지면서 경찰폭력에 대한 국민적 담론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인도네시아 법무지원재단(YLBHI)은 2019년 한 해 동안 접수된 모든 사건들 중 표현의 자유 위반 사건의 51%, 불공정한 법집행의 57%에서 경찰관들이 가해자로 신고되었다고 밝혔다.

 

2020년 벌어진 일련의 옴니버스 법안 반대시위에서 경찰관들이 시위대에 충돌을 유도하고, 구급대원들을 공격하고 사람들을 임의로 체포하고, 체포된 사람들이 법적 지원이나 음식을 제공받지 못하게 한 경우들이 보고된 바 있다.

 

또한 경찰은 2020년 12월 7일, 당시 귀국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이슬람수호전선(FPI) 수장 리직 시합(Rizieq Shihab)의 뒤를 따라붙다가 자카르타-찌깜뻭 고속도로에서 총격전을 벌여 FPI 조직원 여섯 명을 사살했는데 이 과정에서 중대한 인권침해가 의심되면서 크게 비난 받았다. 국가인권위원회(Komnas HAM)는 불법적인 사살이 자행된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이 사건에 대한 경찰조사가 점차 그 수위를 높이면서 한 지역신문은 용의자를 특정할 충분한 증거가 모아졌고 어쩌면 경관 세 명을 기소하게 될 것이라는 경찰측 발언을 인용했다.

 

지난 달 ‘행방불명자와 폭력피해자 조사위원회’(Kontras)는 3개월 간 경찰에 체포된 상태에서 아홉 명의 사망을 확인했는데 사망 원인은 고문, 유치장 내 폭력, 건강문제 방치, 자살 등이었다. 위원회는 이 사건들은 물론 이와 유사한 사건들이 지나치게 범죄요건을 짜 맞추려 한 끝에 발생한 결과인 경우가 많고 관련 당국 간 투명성과 책임감이 결여되었다고 강조했다.

 

2020년 12월 2일 동부 깔리만탄 발릭빠빤에서 핸드폰을 훔친 혐의로 체포된 한 남자가 경찰서 구금상태에서 사망한 사건이 있었다. 조사위원회에 따르면 이틀 후 경찰이 남자의 시신을 가족들에게 인도할 때 그의 다리에 난 상처와 멍들, 등이 짓이겨진 상처와 거의 떨어져 나간 왼쪽 귀를 보고 가족들이 큰 충격에 빠졌다고 한다. 사건이 보도되자 폭행에 가담한 것으로 알려진 경관 여섯 명이 직위해제되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동부 깔리만탄 경찰청 헤리 루돌프 나학(Herry Rudolf Nahak) 치안감을 이달 초 소환해 사건에 대한 해명을 들었다.

 

문제점은?

조사위원회는 경찰 폭력문제가 반복해서 발생하는 것이 가혹한 훈련방식의 결과이며 사고를 낸 경관을 가능하면 형사 기소하지 않으려 하는 관행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조사위원회 법무팀장인 안디 무하마드 레잘디(Andi Muhammad Rezaldy)는 경찰 후보생때부터 전투적인 방식으로 훈련시키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폭력사용이 정상적 관행이라고 여기는 경찰식 마인드가 박혀버리게 된다고 주장한다. “사실, 치안유지활동이 민주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개념을 이해한다면 이런 훈련방식은 군사적 치안활동을 유발시키기 때문에 반드시 중단되어야 합니다.” 안디는 지난 화요일 자카르타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지난 11월 북부 말루꾸 경찰학교 정규 훈련 중 한 경찰 후보생이 사망했다. 시신에서 상처와 멍, 물집들이 다수 발견됨에 따라 조사위원회는 훈련과정에 고문이나 기타 다른 방식의 신체적 징계가 이루어진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치안유지활동을 하는 동안에도 인권을 존중해야 한다는 경찰 내부규정이 사실상 이론일 뿐이란 상황을 주지하면서도 안디는 국가경찰 훈련 커리큘럼이 인권원칙을 도외시해서는 안된다고 강변한다. 국가경찰 최고규정(Perkap) 8/2009호의 8조는 모든 경찰관들이 국내법과 국제법 범주 안에서 인권을 잘 이해해야 하며 임무 수행 중에도 인권을 존중하고 보호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같은 규정의 10조는 경찰관이 비인간적 행위를 용인하거나 가담하는 것, 상관의 명령을 빌미로 폭력행위를 정당화하는 것을 금지한다. 또한 안디는 폭력행위를 한 경찰관에 대한 감독과 강제명령이 충분히 이루이지 않는 문제를 지적했다.

 

이상 언급한 것과 같은 사건들은 대개 형사적 책임을 묻지 않은 채 내부적으로 처리되며 상관들이 이런 사건에서 자기 부하를 보호하려는 경향이 강하다고 안디는 덧붙였다.

 

한편 YLBHI 볍률사무소장 무하마드 이스누르(Muhammad Isnur)는 경찰폭력이 멈추지 않는 이유가 국가경찰이 군 소속이던 시절부터 계승되어 오던 전통적 공격성을 경찰조직 속 깊숙한 곳에 여전히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경찰관들이 후보생 시절부터 가혹한 폭력에 노출되어 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경찰관들은 이미 그 시점부터 폭력행위를 당연시하는 문화에 동화된 것이라 봐야 할 것입니다.” 이스누르는 최근 자카르타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스누르는 법률문제, 인권 및 치안을 담당하는 국회 제3소위원회가 보다 활발히 감독책임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간인을 대상으로 폭력을 휘두르는 경찰관들에겐 윤리적 제재를 넘어 반드시 형사처벌을 가해야만 합니다.”

 

출처: 자카르타포스트 - Budi Sutrisno The Jakarta Post PREMIUM Jakarta   /   Wed, March 24, 2021   /  03:09 pm
https://www.thejakartapost.com/news/2021/03/24/persistent-police-violence-highlights-ingrained-combative-culture-training-activists-say.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