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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인도네시아 영화산업: 청소년 로맨스 영화 전성시대

beautician 2020. 7. 30. 11:37

 

첫사랑, 그리고 두 번째와 세 번째 사랑

 

 

<첫사랑, 두 번째와 세 번째 사랑>

 

<두 개의 푸른 선>(Dua Garis Biru)의 시나리오 작가 겸 감독이었던 기나 S. 누르(Gina S. Noer)가 새 영화 <첫사랑, 두 번째와 세 번째 사랑>( Cinta Pertama, Kedua & Ketiga)를 찍는다.

 

미 배포된 포스터에는 앙가 알디 유난다(Angga Aldi Yunanda)와 뿌뜨리 마리노(Putri Marino)가 다정하다기엔 어딘가 이질적인 포즈를 하고 있다. 앙가는 <두 개의 푸른 선> 이후 또 다시 기나 S. 누르와 함께 일하게 되는 셈이다.  기나는 공개된 포스터 중 한곳에 ‘우린 전에도, 지금도, 나중에도’라고 적어 앙가와 함께 일하는 것에 대한 소회를 이중적으로 비친 것이 아닌가 싶다.

 

<소유욕>(Posesif>

 

여기 여주인공으로 출연하는 뿌뜨리 마리노는 2017년 삐알라찌뜨라(Piala Citra)와 i-시네마 어워드(i-Cinema Awards)에서 <소유욕>(Posesif)으로 여우 주연상을 받은 1993년생 여배우다. 그러니 나이로 보면 이번 영화는 엄밀히 청소년 로맨스 영화라고 하긴 어렵다. 비록 앙가가 작년 <두 개의 푸른 선>에서 고등학생으로 출연했지만 말이다. 이 영화의 시놉시스가 알려지진 않았지만 나이 차이 나는 연상의 여인과의 어딘가 평범치 않은 사랑이야기를 담았을 것만 같다.

 

한편 앙가는 그 외에도 2018년 <사젠>(Sajen), 2019년 <터부:악마의 문을 닫아라>(Tabu: Mengusik Gerbang Iblis), <수니>(Sunyi), 2020년 <마리포사>(Mariposa) 등 공포영화에 자주 출연했다. <수니>에서도 고등학생 역을 맡았다.

 

하지만 코로나로 멈췄던 인도네시아 영화산업 전반의 영화제작이 아직 재개되지 않은 상황에서 <첫사랑, 두 번째와 세 번째 사랑>의 촬영일정은 알려지지 않았다.

 

 

<두 개의 푸른 선>

2019년 인도네시아 최고흥행 로컬 영화는 2018년 청소년 로맨스영화 <딜란 1990>에 이어 그 후속편인 <딜란 1991>이었는데 기나 감독이 연출하고 앙가가 출연한 <두 개의 푸른 선>은 흥행 2위를 달렸다. 이 영화는 청소년 임신 문제를 솜씨 좋게 다루었고 한국 CEO가 있는 믹스 엔터테인먼트가 제작한 <수니>에선 대체로 엉성한 연기를 보였던 앙가도 <두 개의 푸른 선>에선 나름 인생연기를 펼쳤다.

 

JKT48

 

<두 개의 푸른 선> 여주인공  자라 아디스티(Zara Adhisty)는 걸그룹 JKB48 출신인데 JKB48은 일본 아키하바라의 걸그룹 AKB48의 프랜차이즈 걸그룹으로 2011년 결성되었고 2016년부터 2019년까지 여기에서 Zara JKT48이란 예명으로 활동했다. 하지만 무대가수 활동보다는 영화계 활동이 두드러진다. 특히 <딜란 1990>(2018), <딜란 1991>(2019), <밀레아: 딜란의 목소리>(Milea: Suara dari Dilan, 2020) 등 최고 흥행 청소년 로맨스 영화 3부작에 모두 출연했다. 그래서 <두 개의 푸른 선>을 포함해 자라는 2019년엔 로컬영화흥행 1위와 2위 작품 모두에, 2018년과 2020년은 흥행 1위 작품에 출연한 셈이다. 그녀나 그녀의 소속사는 좋은 선구안을 가졌다.(물론 2020년엔 3백만 관객이 든 <밀레아:딜란의 목소리>를 뛰어 넘을 다른 영화가 나올 개연성이 크다)  그녀는 2020년 개봉한 <마리포사>에서도 앙가와 함께 공연했고 부미랑잇 유니버스의 세 번째 영화 <피르고와 스파클링스>(Virgo and The Sparklings)에도 캐스팅된 잘 나가는 2003년생 여배우다.

 

자라 아디스티

 

인도네시아 영화산업은 2018년 이후에도 여전히 호러물이 적잖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청소년 로맨스 영화는 <밀란 1990> 이후 분명한 대세로 자리잡았다. 물론 특수분장과 CG를 필요로 하는 호러영화보다, 로맨스 드라마가 콘티만 잘 짠다면 제작비가 훨씬 적게 들 수있다는 점도 크게 작용했을 것 같다.

 

하지만 또 한 편으로는 인도네시아 관객들의 연령 구성비와 취향이 매우 젊어졌고 그 젊은 층 상당수가 영화 정도는 얼마든지 볼 수 있는 구매력을 갖게 되었다는 것을 시사하기도 한다. 

 

작년에 좋은 팀을 이룬 적 있는 감독과 배우가 다시 만난 이번 <첫사랑, 두 번째와 세 번째 사랑>은 그 추이를 지켜보며 기록해 둘 만한 가치가 있어 보인다.

 

 

2020. 7.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