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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로윈 특집 - 자카르타 도시전설: 안쫄다리 처녀귀신

beautician 2019. 10. 30. 18:06

 

 

할로윈 특집 - 자카르타 도시전설: 안쫄다리 처녀귀신

 

 

 

 

 

 

 

아무 것도 모르는 행인들에게 북부 자카르타 RE 마르타디나타 거리의 한 교량은 안쫄 강을 건너는 여러 경로들 중 하나, 또는 폭우나 작렬하는 햇빛을 피하기 위한 임시 피난처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그 위의 순환고속도로는 끊이지 않는 차량행렬과 컨테이너 로리들이 먼지와 함께 매연을 뿜어내고 그 밑 일반도로에선 거리의 무허가 프리랜서들이 교통통제를 하면서 자동차들 사이에 뒤엉켜 있다.

 

 

 

하지만 이 평범한 교량엔 곳엔 눈에 보이는 것 말고 음습한 소문도 품게 한 도시전설도 숨겨져 있다. 수십 년 전 어느 날 밤, 한 아름다운 여인이 일단의 도적들에게 납치되어 살해당한 후 그 시신이 안쫄 강물에 던져졌다는 것이다전설에 따르면 그 사건이 벌어진 후 밤이면 그녀의 유령이 다리 근처에 나타나 자신의 억울한 죽음을 탄식하며 복수를 갈구한다.

 

 

 

버따위 문화역사 전문가 리드완 사이디는 자신의 저서 <끄또쁘락 버따위>(2001)에서 이 도시전설이 1950년경에 생겨났다고 한다. 당시 뉴스에 따르면 이 지역에선 교통사고가 빈번했는데 사고에서 목숨을 건진 이들이 하나같이 말하기를 갑자기 나타난 아름다운 여인이 차 앞을 지나는 것을 피하다고 사고가 났다는 것이다일부 신문들은 피로에 지친 운전자들이 헛 것을 본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지만 아름다운 여인으로 현신한 이 위험한 안쫄다리 유령에 대한 소문은 걷잡을 수 없이 퍼져 나갔고 많은 이들이 그 소문을 믿었다.

 

 

 

훗날 어떤 이들이 이 유령이야기를 1870년 또는 1871년 이 지역에서 실종된 아리아란 이름의 십대 소녀와 결부시켰다. 이곳에 사는 이들은 당시 아리아가 실제로는 살해당해 강에 버려져 그 유령이 아직도 이 지역을 떠돈다고 주장한다.

 

 

 

안쫄다리를 떠도는 유령의 이야기는 동부 자카르타의 머나라 사이다 건물, 빈따로의 기차 건널목, 저룩뿌룻 공동묘지와 카사블랑카 지하도 등에 출몰하는 귀신들과 함께 자카르타의 유명한 도시전설로 자리잡고 있다안쫄 다리는 할로윈을 앞두고 음산한 장소를 찾는 여행객들에겐 빼놓을 수 없는 방문지다.

 

 

 

이런 도시전설은 소름을 돋게 하지만 히스토리아 인도네시아 커뮤니티의 창립자 아셉 깜발리는 널리 알려진 안쫄 다리에서 살해된 소녀의 이야기를 뒷받침할 만한 증거는 어디에도 없다고 말한다.

 

 

 

결과적으로 그 이야기는 누가 처음 시작했는지, 언제 또는 정말로 벌어지기나 했는지조차 알 수 없는 전형적인 도시전설일 뿐입니다

 

 

 

이 도시전설이 유명하다 보니 그 스토리를 차용한 <안쫄 다리의 아름다운 처녀>(Si Manis Jembatan Ancol, 1973)라는 영화도 제작되었다. 이 영화에서는 주인공 소녀 마리암이 인종, 종교, 사회적 지위도 모두 다른 죤이라는 네덜란드 혼혈남자와 사랑에 빠졌으나 각자 가족의 반대에 부딪히고 여러 우여곡절 끝에 가출한 마리암이 깡패들에게 납치되어 살해되는 것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1993.같은 제목의 TV 시리즈가 1993년에 방영되면서 이 도시전설은 또 다시 사람들 입에 자주 오르내렸다. 하지만 이 TV 시리즈는 호러코미디로 섹시하고 친근한 유령 마리암이 다른 괴팍한 친구 유령들과 함께 사람들을 도와 어려움을 해결해 주는 모습을 그렸다. 이 도시전설은 날로 명성을 얻었고 또 경제적 이익 창출가능성마저 지대해 1973년 영화가 리메이크되어 올해 말에 개봉될 예정이다.

 

 

 

안쫄 다리에서 멀지 않은 곳에 사는 45살의 요노는 그 근처에 오토바이 수리소를 운영하면서 매일 지나다니는 안쫄 다리에서 귀신 비슷한 것도 본 적이 없다고 말한다.

 

 

 

어릴 떄부터 저 다리 인근을 밤마다 떠돈다는 아름다운 유령이야기를 들어왔어요. 강에 살면서 요술을 부린다는 흰 악어의 얘기도 들었고요. 하지만 여태껏 저 다리에서 뭔가 불가사의한 것을 본 적은 한 번도 없었어요그는 자카르타포스트에 이렇게 말했다. 안쫄다리 바로 앞 호텔의 경비원 수빠르만도 맞장구쳤다. 평생 그 지역에 살면서 부모님으로부터 숱한 귀신이야기를 들었지만 2009년 지금의 호텔에서 일하기 시작한 후 지금까지 안쫄다리에서 이상한 일을 한 번도 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부모님으로부터 처녀귀신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소녀가 납치당해 강간당한 후 저 다리 근처에서 살해되었다는 얘기였죠. 하지만 난 저 다리에서 이상한 일을 한번도 보지 못했어요. 귀신이야기는 사실 이 지역에 사고가 빈번하다 보니 나오게 된 얘기라 생각해요.”

 

 

 

요노와 수빠르만은 요즘 안쫄다리의 도시전설이 1990년대만큼 유명하진 않다고 말한다.

 

 

 

전에는 사람들이 귀신을 한 번 보겠다고 들떠서 저 다리를 찾아오곤 했어요. 하지만 지금은 그 숫자가 점점 줄어들고 있어요. 그건 저 다리 위를 가로지르는 다리가 고속도로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이젠 먹거리 행상들이 많이 돌아다녀 밤에도 저 다리가 별로 한적하지 않아요.”

 

 

 

수빠르만은 도시의 발전으로 도시전설 쇠퇴에 기여했다고 말한다.

 

 

 

옛날에 저 다리 일대가 밤이면 컴컴했고 주변은 늪지대여서 사람들 보기에도 무시무시했죠. 하지만 이젠 다리 근처에 아파트며 호텔, 나이트클럽같은 온갖 현대적 건물들이 들어서서 저 다리의 음산한 기운이 다 흩어져버리고 말았어요.”  ()

 

 

 

 

 

 

* 출처- 자카르타포스트

 

https://www.thejakartapost.com/news/2019/10/29/jakarta-urban-legend-the-sweet-maiden-ghost-of-ancol-bridge.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