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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카르타포스트 논평] 꿈의 내각은 분명 아니다 본문
꿈의 내각은 분명 아니다
조코위 대통령이 이번 내각에 최상의 팀을 구성할 것이라 기대했던 이들은 지난 수요일 인선발표에 적잖이 실망했을지도 모른다. 정규 장관 34명 중 반이 정치인, 다섯은 예비역 장성, 한 명의 현직 경찰청장, 다른 여러 명은 부패척결위원회(KPK)가 수사한 사건에 연루된 이들이다.
야당인 그린드라당을 내각에 들이고 특히 쁘라보워 수비안토 당수를 국방장관에 앉힌 것에 필적할 혼돈의 장면은 없을 것이다. 쁘라보워는 인권침해혐의를 받고 있을 뿐 아니라 지난 4월 대선에서 조코위와 혼전을 벌이며 격돌했던 상대였다. 거대한 권한과 예산이 몇몇 예비역 육군대장들에게 집중된다는 점에도 주목하자. 만약 대통령과 부통령의 유고상황이 발행하면 국방장관 쁘라보워는 내무장관, 외무장관과 함께 국정운영책임을 맡게 되는 삼두 마차의 한 축이 되어야 한다.
또한 국가에서 손꼽는 유니콘 기업을 창업한 젊은 사업가가 하필 교육문화부 장관직에 임명된 것에 많은 이들이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다. 위대한 사업가란 지위와 해박한 디지털 세계의 지식은 분명 젊은 세대가 희구하는 것이나 인격형성을 위한 국가적 교육 플랫폼이란 매우 복잡미묘한 것이라 해당 분야에 오랜 경험을 가진 이를 장관으로 기대했던 것이 허를 찔린 셈이다.
통합군 부사령관 출신 파크룰 라지 예비역 육군중장을 종교부 장관에 임명한 것 역시 그 이유를 궁금해 할 대중들에게 납득할 만한 설명이 필요한 부분이다. 전례없는 것은 아니나 이러한 인선은 극단주의에 대한 조코위 대통령의 강경한 자세를 투영하는 것이고 인권단체들은 결과적으로 이런 기조가 정부 비판자에 대한 탄압으로 비화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같은 맥락에서 티토 카르나피안 전 경찰청장을 내무장관으로 임명한 것은 치안 측면에서 중앙정부가 지방정부들을 좌지우지하려는 문턱을 막 넘어선 것으로 읽힌다. 조코위 대통령은 특히 주요 투자처로 간주되는 지역에 대한 엄정한 법질서 적용을 직설적으로 티토에게 주문한 바 있다.
내각 구성에 투영된 거국내각 구도는 또 다른 우려를 부른다. 조코위 대통령은 정치인으로서 자신의 이상을 구현하고 치적을 이루기 위해 필요한 정치적 안정 추구라는 측면에서 자신의 재선을 지지한 정당들은 물론 반대진영 야당의 이해까지 일정부분 충족시키기 위해 복무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실용주의엔 위험도 따르기 마련이다. 대연정이 정치적 안정을 담보하기는 커녕 이전 유도요노 정권에서 센츄리은행 스캔들로 인해 대통령과 연정한 우군들이 서로 적대적, 소모적으로 대립하는 것을 우린 질릴 만큼 목도한 바 있다. 각 정당들이 2024년 대선을 준비하기 시작할 즈음 이러한 파열음이 또 다시 발생할 수도 있다.
조코위 대통령에겐 분명 자신의 조력자들을 지명하거나 파면할 특권이 있다. 그러나 그의 내각인선에 어떤 정당성이 있는지 물을 권리를 국민들에게 부여하는 것 역시 민주주의의 기능 중 하나다. 우리가 이번에도 꿈의 내각을 갖게 된 것은 아님이 분명하다. 조코위 대통령은 국민들의 이러한 의구심에 기반해 깊이 성찰해야 할 것이며 그가 이번 인선에서 올바른 결정을 했는지 여부는 시간이 좀 흐르면 자연히 알게 될 것이다. (끝)
출처: 자카르타 포스트 10월 24일자 논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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