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서와 소설 사이, 그 어디쯤

애당초 내 인생에 뭔가 쉽고 만만한 게 있을 리 없었다.

한국인으로 살아가기

수앙기 2

[무속과 괴담 사이(26)] 동인도네시아의 수앙기(Suanggi)

동인도네시아의 수앙기(Suanggi) 수앙기는 자바인들에겐 다소 생소하지만 동인도네시아(술라웨시로부터 동쪽으로 말루꾸, 누사떵가라 파푸아를 아우르는 해양지역) 주민들이라면 그 이름을 듣는 것만으로도 모골이 송연해질 수도 있습니다. 19세기 네덜란드 총독부 장관이었던 불터 로베르트 반 회벨(W. R. van Hoëvell)는 수앙기 전설의 진원지가 말루꾸이며 평소 사람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괴이한 질병을 퍼뜨려 사람들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사악한 존재라고 묘사했습니다. 떠르나테(Ternate)에서는 수앙기가 마을 사람들 사이에 은밀하게 숨어 살면서 식인 의식을 행하는 마녀들을 지칭했으므로 지역 사회에서 수앙기로 몰리는 건 명예훼손의 문제가 아니라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매우 치명적인 혐의였습니다. 공포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