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으로 살아 가기
인도네시아 극장 박스오피스 통계집계 방식과 현황 (2023. 10) 본문
1. 들어가는 글
2016년 당시 인도네시아 영화산업은 거대한 변혁의 시대 속으로 걸어 들어가고 있었다. 그것은 두말할 나위 없이 2014년 출범한 이래 여러 개혁정책들을 도입하던 조코 위도도 대통령 정부가 2015년 1월 대통령 직할 독립기관으로 설치한 창조경제위원회(Bekraf)의 주도로 2016년 1월 인도네시아 영화산업 거의 모든 부문을 외국인투자금지목록(블랙리스트)에서 제외하여 해외자본에 전격 개방했기 때문이다.
이로서 외국자본이 합법적으로 인도네시아 영화제작에 참여할 수 있게 되었고 이미 그 이전부터 인도네시아 상영관 산업 2위 업체인 블리츠 메가플렉스(Blitz Megaplex)의 대지분을 가지고 실제 운영하고 있던 CGV가 이제 마음 놓고 상영관 브랜드 이름에 ‘CGV’를 넣을 수 있게 되었으며 넷플릭스를 위시해 말레이시아의 아이플릭스(iflix), 싱가포르의 후크(HOOQ), 대만의 뷰(VIU) 등 해외 OTT 플랫폼들이 대거 인도네시아 시장에 진입한 것도 이때의 일이다.
만일 아직도 인도네시아 영화산업에 해외자본 투자가 막혀 있다면 CJ가 <사탄의 숭배자(Pengabi Setan)>(2017)같은 영화를 공동제작하거나 넷플릭스가 최근 현지 영화제작사들에 제작비를 대거 투입해 인도네시아 오리지널 영화나 드라마를 만드는 것이 여전히 불가능했을 것이다.
거의 같은 시기인 2016년 5월,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통전망)을 인도네시아에 수출하는 것이 한국 문화체육부와 인도네시아 창조경제위원회 사이에서 논의되기 시작했다. 영화관 발권 정보를 온라인으로 실시간 처리해 집계하는 통전망 수출에 대한 양해각서가 체결되었다는 발표가 문체부에서 나온 후 그해 7월 영화진흥위원회와 창조경제위원회가 통전망 포맷 수출 외에도 공동제작 활성화 등 한국-인도네시아 간 구체적인 영화산업 협력을 위한 비즈니스 미팅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전망은 인도네시아에서는 통합박스오피스시스템, 즉 IBOS라고 불렸다. 해외자본의 인도네시아 국내 투자를 조율하는 투자조정청(BKPM) 홈페이지에도 해당 내용이 게재되면서 IBOS 도입은 기정사실화되는 듯 보였다. IBOS가 탑재되면 각 극장들의 티켓 판매정보는 물론 관객 수, 스크린 수 등 데이터가 자동집계되어 중앙에 전송되고 영화업계는 해당 정보의 투명성을 토대로 시장을 매핑해 후속 영화제작과 프로모션을 기획할 수 있을 것이라며 창조경제위원회는 장밋빛 전망을 내놓았다.
2016년 8월 10일자 현지 최대 일간지 꼼빠스닷컴에 실린 기사에 따르면 IBOS의 도입은 당시 영화산업 실무를 관장하고 있던 교육문화부 영화진흥센터(Pusbang Film)의 승인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이것이 결국 무산되고 만 것은 양국 관련 기관들의 조율이 충분하지 못했던 이유도 분명 있겠으나 정작 극장들이나 영화수입업체들이 IBOS를 통해 영화흥행상황이 적나라하게 공개되는 것을 원치 않았기 때문이라 추정된다.
영화를 포함해 16개 문화부문 정책수립을 책임지고 있던 창조경제위원회나 투자조정청 등은 당연히 IBOS 도입을 환영했는데 국세청으로서도 극장 흥행내역이 투명해지면 그만큼 과세업무가 편해질 터였으므로 더욱 쌍수를 들고 환영했다. 대체로 영화별 관객수를 대외비처럼 공개하지 않았던 극장 입장으로는 전체 티켓판매상황이 투명해져 국세청이나 경쟁사가 낱낱이 해당 내역을 들여다보게 되는 상황이 부담스럽지 않을 수 없었다.
그렇게 미적거리는 사이에 어느새 조코 위도도 대통령이 2019년 재선되어 두 번째 임기에 들어서면서 국정우선순위가 바뀌었다. 조코위 2기 정부의 최우선 과제는 자카르타의 경전철, 자카르타-반둥 고속철 등 전국에 벌여놓은 인프라 공사들과 무엇보다도 자카르타로부터 비행기로 세 시간 넘게 떨어진 동부 깔리만탄 정글 속에 도시를 만들어 자카르타의 행정수도 기능을 옮기는 것이었다. 그러자 IBOS 도입을 추진했던 창조경제위원회는 관광부와 합병되어 관광창조경제부의 한 부서로 위상이 축소되었고 교육문화부의 영화진흥센터도 ‘영화국’으로 쪼그라들면서 통전망 도입계획은 그 동력을 완전히 잃고 말았다.
2. 극장 박스오피스 집계 방식
가. 로컬 영화
인도네시아 로컬 영화들은 상대적으로 박스오피스 집계가 나름 잘 되는 편이다.
로컬 영화들의 흥행추이를 모니터링하여 게재하는 filmindonesia.or.id 사이트에는 2007년부터의 흥행 데이터가 보관되어 있었는데 2010년대 이후로 들어오면서 보다 구체적인 집계가 이루어졌다. 그러나 실시간 집계가 되는 것이 아니라 각 극장 체인들과 독립 상영관들로부터 해당 자료를 받아 취합하는 방식이어서 흥행 상위 15편의 순위와 관객수가 2-3일에 한 번 꼴로 업데이트되었다.
<그림 1. fimindonesia.co.id의 로컬영화 흥행상위 15편>
하지만 2023년 4월에 접어들면서 이 웹사이트는 작동을 멈췄다. ‘새 홈페이지로 돌아오겠다’는 공지가 올라 있지만 10월 말까지도 계속 같은 메시지만 떠 있을 뿐이다. 시간이 너무 지나고 있어 이 사이트가 과연 다시 열릴 지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현재는 해당 사이트에 등록되어 있던 과거 데이터들을 조회하는 것조차 불가능하게 되었다.
다행히 2014년 관객자료부터는 위키페디아에서 조회가 가능하다. 해당 연도에 상영된 로컬영화 전체의 제작사, 감독 및 관객자료 등이 등재되어 있고 2015년부터는 흥행상위 15편도 따로 분류되어 있다.
2023년 자료도 https://id.wikipedia.org/wiki/Daftar_film_Indonesia_tahun_2023 에서 계속 업데이트되고 있다. 위키페디아 페이지여서 신뢰성과 객관성에 의문을 가지게 되지만 filmindonesia.or.id 사이트가 닫힌 현재 로컬영화 흥행자료를 접할 수 있는 곳은 이 곳 한 군데뿐이다.
한편 현재의 박스오피스 집계 시스템으로 알 수 있는 것은 관객 수뿐이다. 현대의 멀티플렉스 극장들은 다양한 스튜디오를 보유하고 스튜디오별, 요일별(월~목, 금, 토~일의 3단계)로 각각 다른 티켓 가격을 책정하고 있어 관객 수만 가지고는 정확한 매출액을 산출할 수 없다.
나. 수입영화
수입영화의 박스오피스 집계는 극장이나 수입/유통회사의 대외비처럼 취급되므로 일반의 접근이 어렵다. 수입영화가 예상외의 선전을 하거나 흥행기록을 갈아치우는 경우 관련 홍보를 위해 영화유통업체가 직접 관객수를 공개하는 일이 간혹 있지만 대개는 별도로 정보공개요청 공문을 내도 거의 답변을 받지 못한다. 영진위 보고서를 쓰기 위해 CGV 인도네시아는 물론 시네마 21(Cinema XXI), 시네폴리스(Cinepolis) 등 주요 상영관 체인에 여러 번 해당 요청을 냈지만 CGV 외에는 회신조차 받지 못했다.
한국에서는 누구나 판매집계를 쉽게 확인할 수 있거나 좀 번거롭더라도 정보공개를 통해 받을 수 있는 자료들이 인도네시아에서는 어떤 수를 써도 확보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수입영화의 박스오피스 집계자료는 마치 도서판매량 집계와 비슷하다. 인도네시아에서는 도서판매량 역시 공개되어 있지 않은 정보이므로 특정 도서의 판매량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해당 출판사에 개별적으로 문의해야 한다. 출판사가 답변해 주면 다행이지만 답해주지 않아도 강요할 방법이 없다.
수입영화의 경우에도 특정영화의 박스오피스 집계를 상영관 체인들과 독립 상영관에 각각 물어보는 것은 하세월이 걸린다. 해당 영화의 수입/유통회사는 극장들과 수익배분을 해야 하니 각 상영관 박스오피스 집계를 취합해 가지고 있을 것이 분명하지만 아무리 요청해도 답변을 받지 못하기 쉽고 설령 답변을 받는다 해도 그 수치가 신뢰할 만한 것인지 따로 검증할 방법이 없다. 세무서에 제출하는 자료엔 분명히 해당 자료가 포함되어 있겠지만 제3자가 해당 세부 세무보고서를 들여다보는 것은 불가능하다.
올해 10월 말까지 단 세 편의 한국영화가 시네마 21 상영관 체인 일부를 포함해 모든 상영관 체인에서 상영되었는데 한국영화들은 대부분 CGV 측에서 수입하므로 CGV에 확인을 요청하면 시네마 21과 시네폴리스의 박스오피스 집계까지 포함한 수치를 받는 것이 가능하다. 하지만 시네폴리스에서 수입해 유통한 <콘크리트 유토피아>의 경우 CGV에서는 CGV 자체 관객수만 파악이 가능하다. 전체 박스오피스 집계가 모이는 시네폴리스에는 해당 정보공개를 요청했지만 역시 답변을 받지 못했다.
3. 극장 박스오피스 집계 현황
가. 로컬 영화
앞서 언급한 위키페디아의 ‘2023년 인도네시아 영화목록(Daftar Film Indonesia tahun 2023)’ 페이지에는 올해 극장 상영은 물론 OTT 플랫폼을 통해 스트리밍된 로컬영화들의 전체 목록과 앞으로 11-12월에 개봉 또는 OTT 프리미어 스트리밍 예정인 영화들이 수록되어 있다. 이미 상영된 영화들은 관객 정보가 기재되어 있지만 OTT 스트리밍 작품들은 당연히 관객 정보가 없다.
2023년 10월 29일 기준 로컬영화 흥행순위 상위 15편은 다음과 같이 업데이트 되어 있다.
<표 1. 로컬영화 흥행순위 상위 15편 (2023. 10. 29 기준)>
번호
|
제목
|
제작사
|
관객 수
|
1
|
<세우디노(Sewu Dino)>
|
MD 픽쳐스
|
4,886,406
|
2
|
<기도 카펫 끝자락에 묻은 눈물 (Air Mata di Ujung Sajadah)
|
비헤이브 픽쳐스
|
3,117,533
|
3
|
<죽음의 문턱에서 (Di Ambang Kematian)>
|
MVP 픽쳐스
|
3,002,699
|
4
|
<황혼 무렵 (Waktu Maghrib)>
|
라삐 필름스
|
2,409,122
|
5
|
<쉐리나의 모험 2(Petualangan Sherina 2)>
|
마일스 필름스
|
2,250,593
|
6
|
<수잔나: 끌리원의 금요일밤 (Suzzanna: Malam Jumat Kliwon)>
|
소라야 인터신 필름스
|
2,189,363
|
7
|
<자바땅 이야기: 대머리 뽀쫑(Kisah Tanah Jawa: Pocong Gundul)>
|
MD 픽쳐스
|
1,634,370
|
8
|
<여기 멈추면 (Ketika Berhenti di Sini)>
|
시네마쿠 픽쳐스
|
1,611,005
|
9
|
<빠말리: 뽀쫑들의 마을 (Pamali: Dusun Pocong)>
|
리티요 픽쳐스
|
1,302,637
|
10
|
<부야 함카 1부 (Buya Hamka Vol. 1)>
|
팔콘 픽쳐스
|
1,297,791
|
11
|
<칸잡 (Khanzab)>
|
디 캄퍼니
|
1,166,706
|
12
|
<제3의 존재 (Sosok Ketiga)>
|
레오 픽쳐스
|
1,162,291
|
13
|
<멀리 가도 잊지말고 돌아와 (Jalan yang Jauh, jangan Lupa Pulang)>
|
피시네마 픽쳐스
|
866367
|
14
|
<헬로우 고스트 (Hello Shost)>
|
팔콘 픽쳐스
|
613,312
|
15
|
<망꾸지워 2 (Mangkujiwo 2)>
|
MVP 픽쳐스
|
555,934
|
2022년엔 코로나 팬데믹이 끝물에 접어들면서 이른바 ‘보복적 관람 현상’이라 할 정도로 로컬영화를 본 관객 수가 팬데믹 직전인 2019년의 5,167만 명보다 더 많은 5,527만 명까지 올라갔다. 하지만 관객들의 편중 현상도 커 약 OTT 포함 135편의 영화들 중 98편이 극장에서 개봉한 것에 비해 상위 15편에 4,460만 명의 관객이 몰려 15%의 영화가 전체 관객의 81%를 점유했다.
올해는 비록 10월말 기준 집계지만 상위 15편에 몰린 관객들은 2,800만 명이므로 연말까지 가더라도 절대치에서 작년보다 적을 것이 확실시된다. 올해 상반기 관객들이 예년에 비해 적다는 이야기를 CGV에서 들은 바 있고 시네마 21이 평소 받지 않던 한국영화를 처음으로 받아 스크린에 건 것도 당시 헐리우드 영화나 로컬 영화들 중 볼 만한 것이 많지 않기 때문이었다고 하므로 올해 전체 로컬영화 관객들도 작년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나. 수입 영화
올해도 수입 영화 박스오피스 집계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 한국 영화
수입 영화들 중 한국 영화들에 대한 박스오피스 집계는 CGV 인도네시아로부터 9월 개봉한 것까지 자료를 확보할 수 있었다.
<표 2. 2023년 10월까지 한국영화 흥행실적>
번호
|
개봉일
|
영화명
|
관객 수
|
1
|
2023. 1. 11
|
<영웅 (Hero)>
|
4,062
|
2
|
2023. 1. 27
|
<스위치 (Switch)>
|
2,062
|
3
|
2023. 2. 1
|
<교섭 (The Point Men)>
|
11,925
|
4
|
2023. 2. 1
|
<BTS Yet To Come In Cinema>
|
76,965
|
5
|
2023. 2. 8
|
<유령 (Phantom)>
|
4,169
|
6
|
2023. 3. 16
|
<위너 2022 콘서트 더 서클: 더 무비 (Winner 2022 Concert The Circle The Movie>
|
1,651
|
7
|
2023. 3. 22
|
<소울메이트 (Soulmate)>
|
15,690
|
8
|
2023. 3. 29
|
<대외비 (The Devil’s Deal)>
|
2,394
|
9
|
2023. 4. 10
|
<마루이 비디오 (Marui Video)>
|
15,664
|
10
|
2023. 5. 24
|
<옥수역 귀신 (The Ghost Station)>
|
29,229
|
11
|
2023. 6. 3
|
<Suga/Agust D Tour ‘D-Day’ In Japan Live Viewing>
|
4,395
|
12
|
2023. 6. 7
|
<범죄도시 3 (The Roundup No Way Out)>
|
21,604
|
13
|
2023. 6. 17
|
<슈가: 로드 투 디데이 (Sugar: Road to D-Day)>
|
1,906
|
14
|
2023. 6. 17
|
<제이홉 인 더 박스 (J-Hope In The Box)>
|
688
|
15
|
2023. 6. 21
|
<귀공자 (The Chiilde)>
|
234,513
|
16
|
2023. 7. 26
|
<밀수 (Smugglers)>
|
6963
|
17
|
2023. 8. 9
|
<더문 (The Moon)>
|
382,386
|
18
|
2023. 8. 9
|
<마마무 :마이콘 더 무비(Mamamoo: My Con The Movie)>
|
2,288
|
19
|
2023. 9. 13
|
<타겟 (Target)>
|
9,241
|
20
|
2023. 9. 28
|
<아이유 콘서트: 더 골든 아워 (IU Concert: The Golden Hour)>
|
12,678
|
* 제공: CGV 인도네시아
<귀공자>와 <더문>은 시네마 21에서도 상영되었다. 아직은 사례가 적어 시네마 21에서도 걸어주는 한국영화엔 무조건 20-30만 관객이 들 것이라 보는 건 분명 성급한 예상이지만 시네마 21의 상영관 산업 점유율이 월등히 높은 만큼 관객 수에는 분명 큰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한편 일반 장편영화 중에선 <마루이 비디오>, <옥수역 귀신> 같은 호러영화들이 나름 선전했고 한국 아이돌의 콘서트 영화들이 극영화 이상의 관객을 모은 것이 눈길을 끈다. 그리고 아이돌 중에서도 BTS, 슈가, 아이유 등이 같은 BTS라도 제이홉, 마마무에 비해 티켓 파워가 훨씬 큰 것으로 나타났다.
4. 한국영화 약진 가능성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많은 관객을 모았던 한국영화는 한동안 <설국열차>(2013)였다가 이후 <부산행>(2016)이 그 자리를 차지했다. 2019년 칸 영화제와 이듬해 오스카까지 작품상을 휩쓴 <기생충>이 60만 명 넘는 관객들을 불러들일 때까지 한국영화들이 현지에서 가장 많이 끌어모은 유료관객들은 최대 20만 명 수준이었다. 그런 성적은 한국에서 천만 관객이 든 히트작들도 예외가 아니었다.
<표 3. 2016~2021년 인도네시아 흥행상위 한국영화>
영화제목
|
장르
|
관객수 (명)
|
특기사항
|
기생충
|
드라마
|
616,748
|
2019. 6. (2020. 2. 재개봉), 다수 국제영화제 수상
|
부산행
|
호러, 액션
|
약 20만
|
2016. 8, 공유 출연
|
군함도
|
드라마
|
202,700
|
2017, 8, 송중기 출연
|
극한직업
|
액션, 코미디
|
148,338
|
2019. 2, 류승범, 아하늬 출연
|
신과 함께-인과 연
|
호러, 액션
|
약 12만
|
2018. 8, 하정우, 이지훈 출연
|
더박스
|
드라마
|
약 11만
|
찬열(EXO) 출연
|
신과 함께-죄와 벌
|
호러, 액션
|
약 10만
|
2018. 1, 하정우, 이지훈 출연
|
백두산
|
재난 드라마
|
101,927
|
2019. 12, 이병헌, 하정우 출연
|
엑시트
|
재난 드라마
|
91,574
|
2019. 8, 윤아, 조정석 출연
|
사자
|
호러, 액션
|
약 9만
|
2019. 8, 박서준 출연
|
82년생 김지영
|
드라마
|
약 9만
|
2019. 11, BTS 정국, 레드벨벳 아이린 추천 도서
|
* CGV 인도네시아 제공
현지 영화제작비의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코로나팬데믹 이전인 2019년까지만 해도 영화 한 편에 평균 100억 루피아(약 8억5,000만 원) 제작비가 들고 유료관객 30만 명이 들면 손해를 보진 않은 것으로 보았다. 그런 기준으로 보면, 한국영화들은 <기생충>만 빼고 모두 판판이 깨진 셈이다.
CGV 박정신 인도네시아 법인장은 과거 인터뷰에서] 헐리우드 대작 영화들 외에는 언어적, 정서적 제약 때문에 한국영화들이 현지에서 크게 어필하지 못하지만 그나마 K-팝 팬층이 움직이면 10만 전후, <군함도>, <부산행>의 송중기, 공유처럼 K-드라마로 이미 이름을 알린 배우들이 대거 캐스팅되면 20만 명, 거기에 봉준호 같은 감독 파워까지 더해지면 그보다 좀 더 많은 관객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물론 근본적인 원인은 스크린 절대 숫자의 부족, 극장 접근성이 편리하지 않다는 문제에 있다.
<표 4. 2022년말 기준 인도네시아 상영관 산업 점유율>
상영관 브랜드
|
상영관
|
스크린
|
점유율
(상연관 기준) |
시네마 21(Cinema XXI)
|
227
|
1,220
|
53.0%
|
CGV 시네마스(CGV Cinemas)
|
71
|
408
|
16.6%
|
시네폴리스(Cinepolis)
|
62
|
304
|
14.5%
|
뉴스타 시네플렉스(NSC)
|
26
|
55
|
6.1%
|
플래티넘(Platinum)
|
10
|
34
|
2.3%
|
무비막스(Movimax)
|
3
|
12
|
071%
|
플릭스(Flix)
|
4
|
26
|
0.9%
|
꼬타시네마(Kota Cinema)
|
6
|
21
|
1.4%
|
다코타(Dakota)
|
4
|
14
|
0.9%
|
기타 독립영화관
|
15
|
55
|
3.5%
|
계
|
428
|
2,149
|
|
하지만 역시 가장 큰 이유는 위의 표에서 보는 것처럼 전국 2,149개 스크린 중 56.7% 점유율(상영관 기준으로는 53%)을 가진 1위 사업자 시네마 21이 현지 상영관 산업 2위 사업자인 CGV가 수입하는 한국영화를 전혀 걸어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경쟁사가 배급하는 영화를 받지 않겠다는 이유도 있겠지만 헐리우드 영화나 로컬 영화를 거는 것이 대개 더 많은 관객이 들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시네마 21은 지난 수십 년간 단 한 편의 한국영화도 상영한 적이 없다. 심지어 <기생충>조차 받아주지 않았다.
그러다가 올해 7월 본국에서 ‘<귀공자> 인도네시아에서도 통했다! 역대 韓 흥행 2위’라는 기사가 떴다. (일간스포츠 2023년 7월 18일자) 그리고 뒤이어 8월에는 ‘<더문>, <기생충> 이어 인도네시아서 역대 韓 영화 흥행 2위’라는 기사도 나왔다. (동아일보 2023년 8월 24일자). <기생충>에 든 현지 관객수가 예외적 경우라고 치면 올해 7월부터 인도네시아에서의 한국영화 최고 흥행기록이 매월 갱신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시네마 21이 한국영화를 받아 스크린에 걸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귀공자>는 23만 명이 들었고 <더 문>은 9월 초 기준 38만 명의 현지 관객들이 관람했다. 시네마 21이 좀 더 많은 스크린에, 좀 더 좋은 시간대에 상영해 준다면 앞으로 시네마 21이 받아주는 한국영화들이 매번 흥행기록을 갱신하게 될 전망이다.
물론 시네마 21이 CGV가 수입하는 한국영화들을 모두 받아주는 것은 아니다. CGV 인도네시아 현지법인 김형동 부장은 최근 흥행성 있는 헐리우드 영화나 로컬영화들이 부족해 시네마 21이 다른 나라 영화들도 다수 상영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매년 100-130편 정도의 영화를 제작하던 인도네시아 영화산업계에서 넷플릭스를 비롯한 OTT 오리지널 영화들을 30-40편씩 만들게 된 것도 스크린 개봉 영화 절대 숫자가 감소한 주요 원인 중 하나다. 그래서 시네마 21이 한국영화도 선택적으로 받아 상영하기 시작한 것이다.
<귀공자>의 경우엔 시네마 21 상영관 40개에 걸렸다. 모두 227개 상영관을 가진 시네마 21이 겨우 40개 상영관에 걸었다면 자기 자산의 겨우 17%만 사용한 것인데 그것이 괄목할 만한 차이를 만들었다. <귀공자>에는 <갯마을 차차차> 드라마로 인해 인도네시아에서도 김선호 배우의 팬덤이 생겼고 영화 자체도 재미있었지만 송중기의 <군함도>, 공유의 <부산행>을 간단히 제칠 정도로 흥행성이나 인지도가 어마어마한 게 아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23만 명 관객을 동원할 수 있었던 가장 큰 동력은 시네마 21의 참여에서 나왔다고밖에 말할 수 없다.
한편 <더 문>의 경우엔 8만3,000명 정도의 관객이 들었다. 상영관 산업 3위 사업자인 시네폴리스의 경우 <더 문> 관객이 같은 기간 약 10만 명이었는데 상영관 시장 점유율이 시네마 21의 3분의 1에도 못미치는 시네폴리스가 시네마 21보다 더 많은 스크린에 걸었음을 시사한다. 이는 시네마 21이 아직 한국영화 상영에 특별히 적극적이거나 확신에 가득 찬 것은 아니라는 반증이기도 하다.
하지만 일단은 시네마 21이 한국영화에 대해 문을 열었다는 것이 중요하다. 오랜 세월 닫혀 있던 문이 열린 만큼 금방 닫히지도 않을 것 같다. 현지 시장에 진출하는 한국영화들로서는 운신의 폭은 훨씬 커지는 것이다.
물론 한국영화들의 리메이크들이 수입된 원작보다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2022년 <7번방의 선물> 리메이크를 596만 명이 본 것은 좀 예외적인 경우라 치더라도 <수상한 그녀>와 <써니>의 리메이크들도 100만 명 넘는 관객이 들었고 올해 <헬로우 고스트>도 61만 명이 보았다. 인도네시아 정서에 맞춰 원작을 각색했을 뿐 아니라 이들이 시네마 21 전국 상영관들에서도 프라임타임에 편성되었다는 점이 주효했다.
5. 나가는 글
인도네시아의 영화 박스오피스 집계방식은 IBOS 같은 자동화 시스템을 이용하지 않고 각 극장들이 보내준 자료들을 따로 취합해 업데이트한다는 측면에서 그 신뢰성이나 업데이트 속도가 크게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극장에서 사실과 다른 자료를 제공한다 해도 이를 검증할 자원이 부족하다. 감수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지만 인도네시아에서 상영되는 영화들 중 그 절반(수입영화)에 대한 흥행 데이터를 전혀 파악할 수 없다는 점은 분명 조속히 개선되어야 하는 부분이다.
인도네시아 영화산업을 모니터링하는 사람으로서 가장 곤혹스러운 것은 역시 수입영화들의 객관적인 박스오피스 데이터를 어디에서도 구할 수 없다는 점이다. IBOS 네트워크를 도입해 활용하면 각각의 영화들의 티켓 판매량을 쉽게 집계할 수 있을뿐 아니라 관객들의 취향을 구체적으로 분석하는 등 IBOS의 결과물을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을 터인데 로컬영화 흥행실적 자료만 가용한 상황은 결국 현지 영화산업 현황을 정확히 분석하고 미래를 전망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2024년 2월의 대선과 총선이 임박했고 그 이후 현 정권의 임기가 1년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IBOS 도입에 대한 검토가 재개되는 것은 기대하기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한 국가의 영화산업을 파악하고 분석하는 데에 있어 박스오피스 집계는 필수자료이므로 조속히 IBOS가 도입되어 그간 인도네시아 영화산업 중 짙은 어둠 속에 숨어 있던 부분들이 백일하에 드러나는 날이 조속히 도래하기를 기대해 본다.
(이상)
참 고 문 헌
인터넷 사이트
Cinema XXI 홈페이지 https://21cineplex.com/
인터넷 기사
일간스포츠, ‘귀공자 인도네시아 ’ https://isplus.com/
동아일보, ‘더 문 인도네시아’ https://www.donga.com/
뉴스원, ‘도네시아 영화전산망수출’ https://m.news1.kr/
꼼빠스닷컴, ‘integrated box office system’ https://entertainment.kompas.com/
위키페디아 ‘daftar film indonesia’ https://id.wikipedi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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