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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기사번역

반둥 고속철 건설 KCIC 측 꼼빠스TV 고소한 사건

beautician 2023. 5. 16. 11:13

꼼빠스TV 소송에서 나타난 위협받는 인도네시아 언론자유

 

2023년 5월 3일 세계 언론자유의 날을 맞아 동부자바 말랑에서 분향하며 꽃을 바치는 자리에 기자증을 뿌려 놓는 퍼포먼스를 가졌다. (JP/Nedi Putra)

 

독립언론인연합(AJI)과 언론위원회는 최근 자카르타 소재 꼼빠스TV에 제기되었던 소송의 악영향이 이미 하향곡선을 긋고 있는 인도네시아 언론자유를 더욱 약화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꼼빠스TV는 인도네시아와 중국 국영기업이 합작한 조인트벤쳐(JV)로 자카르타-반둥 고속철 건설 주무회사인 끄레따 쯔빳 인도네시아 차이나(PT Kereta Cepat Indonesia China - 이하 KCIC)로부터 13억 루피아(약 1억 1,600만 원)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당했다.

 

꼼빠스TV 편집장 로시아나 실라라히(Rosiana Silalahi)는 실제로 소송을 제기한 상대방이 KCIC의 파트너인 콘텐츠 제작회사라고 밝혔다.

 

꼼빠스TV가 KCIC의 채무가 8.4조 루피아(약 7,500억 원)으로 불어난 것을 보도하는 과정에서 KCIC 공식 유튜브 채널의 영상을 사용한 것을 문제삼은 것이다. 그런데 지난해 11월 자카르타-반둥 고속철 시험운행을 보도할 때에도 꼼빠스TV가 같은 영상을 사용했지만 당시엔 KCIC로부터 아무런 불평도 나오지 않았다.

 

해당 소송은 결국 재판까지 가지 않고 법원 밖에서 종결되었지만 로시아나는 미래에도 비슷한 방식으로 언론자유를 탄압하려는 시도가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것은 디지털 시대에 언론의 입을 막는 새로운 방식입니다. 우리가 당한 일이 다른 언론사들에게도 얼마든지 벌어질 수 있습니다.”

 

한편 언론위원회 니닉 라하유(Ninik Rahayu) 위원장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배포되는 뉴스기사를 포함해 언론출판물과 관련한 모든 분쟁은 1999년 기본법 40호(이하 언론법)에 의거해 언론위원회를 통해 해결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녀는 이번 꼼빠스TV 사건과 같이 소송을 통해 언론을 위협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독립언론인연합의 사스미토 마드림(Sasmito Madrim) 회장 역시 이번 꼼빠스TV에 대한 KCIC의 소송시도는 인도네시아의 언론자유에 대한 위협이라고 정의했다. 꼼빠스TV가 긍정적인 관련뉴스를 낼 때엔 아무런 문제도 삼지 않다가 부정적인 뉴스에 똑같은 자료영상이 사용된 것을 문제삼아 소송으로 위협한 것은 KCIC가 매체의 정보내용을 통제하려 시도한 것이 명백하므로 해당 소송은 현행 언론법에 대한 도전이라는 것이다.

 

인도네시아 언론인들은 철권통치가 횡행하던 신질서시대가 저문 후에도 언론자유를 제한하려는 모든 시도에 맞서 투쟁해 왔다.

 

2022년 국경 없는 기자회에서 발표한 세계언론자유지표에서 인도네시아는 그해 조사대상 180개국 중 117위를 차지했는데 이는 2021년 113위에서 네 계단 떨어진 것이다. 그러나 2020년의 119위, 2019년의 124위보다는 소폭 상승했다.

 

국경 없는 기자회는 해당 지표를 도출하기 위해 정치상황, 언론인의 안전 등을 포함한 다섯 가지 요소에 대한 평가를 토대로 한다.

 

해당 지표에서 보여주는 것처럼 인도네시아는 언론자유 부문에서 세계적으로 100위 바깥인 중위권 아래쪽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 2021년 인도네시아 언론인에 대한 폭력이 43건 발생하는 등 특히 언론인의 안전 부문이 특히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미국의 인도네시아 국가인권보고서에는 ‘정부가 법을 이용해 정치적 비판을 제한한다는 보고가 다수 접수되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이 보고서는 인도네시아 언론이 대체로 독립적으로 활동하며 다양한 견해를 보도하고 있지만 정부당국은 신성모독, 증오표현, 명예훼손, 허위 정보, 분리주의 옹호 같은 혐의를 걸어 비판적인 보도를 현행법을 악용해 억누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출처: 자카르타포스트
https://www.thejakartapost.com/indonesia/2023/02/16/law-mandating-tech-giants-to-pay-media-ready-in-march.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