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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대선 (2019년 4월)

beautician 2019. 1. 30. 10:00


2019년 4월 인도네시아에서는 대통령 선거와 총선거가 함께 열립니다.

총선거는 중앙 국회의원들은 물론 시, 도의 지방의원들도 함께 뽑습니다.


대선에서 현직 대통령 조코 위도도와 맡붙는 쁘라보워 수비안토는 그린드라당 총수입니다.

그린드라(Gerindra)란 Gerakan Indoensia Raya의 줄임말로 '위대한 인도네시아 운동'당이란 의미입니다.


몇 개월 전 이 사람때문에 좀 곤혹스러운 상황에 빠진 적이 있습니다.



모하마드 타우픽은 현재 자카르타 주정부 의회의 의장으로 그린드라당 소속입니다.

위 사진 오른쪽 밑의 독수리 그림이 그린드라 당의 로고죠.

타우픽은 최근까지 몇 차례 부패의혹이 있었습니다. 

한 브로커가 한국기업에 타우픽 의원의 이름을 대며 이권을 처리해 줄 테니 정치자금을 달라 요청해 온 적이 있습니다. 물론 그게 정말 타우픽이 보낸 것인지 아니면 브로커가 그냥 사기를 치려 한 것인지는 수사해 보지 않는 한 절대 알 수 없는 일입니다. 그리고 관련 한국업체는 절대 그런 걸 신고할 리도 없습니다.

아무튼 이런 자가 문제를 처리해 주겠다며 일반 기업에 접근한다면 곤란해지지 않을 수 없습니다.

처리해 달라 부탁하면서 정치자금을 뭉텅뭉텅 뜯겨야 할까요?

아니면 나중에 후환이 두렵지만 일단 거절해야 할까요?


선거가 임박하면서 지난 1월 17일 양당 정-부통령 후보들이 TV 토론에서 맞붙으며 선거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습니다.

지난 2014년 조코 위도도에게 대선에서 패해 5년간 칼을 간 쁘라보워는 과연 이번에 어느 정도의 역량을 보여줄까요?


위 포스터에서 타우픽 뒤에 선 두 사람 중 왼쪽은 쁘라보워 대통령 후보이고 오른쪽은 산디아가 우노, 부통령 후보로 현 자카르타 부지사입니다.




자카르타 주지사도 아니고 부지사를 러닝메이트로 선택한 쁘라보워는 젊은 층에서 인기가 높은 산디아가 우노의 힘을 입어 보수 꼴통 이미지에서 마치 파격적 진보의 이미지로 변신을 시도하는 중입니다. 그러나 그게 쉽지는 않습니다.


쁘라보워는 수하르토 전 대통령의 사위였고

동티모르 강점기 당시 별 둘을 단 특전사 장성으로 동티모르에서 인도네시아군이 벌인 온갖 악행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고

수하르토 하야 직후 쿠데타를 일으키려 했던 정황을 보여, 그 여파로 요르단으로 망명해 상당기간 인도네시아로 돌아오지 못했던 전력이 있습니다.

절대 진보인사가 아닌 것이죠.


한편 조코위도도도 정당인사가 아니라 이슬람 지도자인 고령의 마루프 아민(Mar'uf Amin)을 러닝메이트로 정하면서 그 이미지가 변하는 것을 감수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누구보다도 진보적인 조코 위도도 대통령이 마루프를 부통령 후보로 선정한 것은 이슬람 인구를 감싸 안으려는 것이지만 너무 나이든 이와 손잡으면서 매우 고루한 보수 꼴통같은 이미지를 덧쓰고 말았습니다.


이 선거의 향방은, 당장은 조코위도도 측이 유리하다 하지만 선거까지 아직 2개월 반쯤 남은 상황에서 그 추이가 무척 흥미진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2019. 1.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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