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서와 소설 사이, 그 어디쯤

애당초 내 인생에 뭔가 쉽고 만만한 게 있을 리 없었다.

한국인으로 살아가기

인니 민속과 주술 239

[자경 스크랩] 파푸아의 워이람(Woiram) 자손 므름 사람들

신영덕교수의 인니이야기 | 워이람(Woiram)의 자손 므름 사람들 (파푸아 이야기) 2017-03-10 옛날에 예배를 잘 드리고 정부의 법을 잘 따르는 워이람이라는 사람이 살고 있었다. 워이람은 큼툭 그르시 지역에 있는 므름 마을에서 살았다. 그의 부인 이름은 보나데부였다. 워이람이 가정을 이룬 것은 아이를 가지기 위한 것이 아니라 단지 남자로서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한 것이었다. 그래서 그는 한 마을에 살았어도 부인과 한 집에서 살지 않았다. 워이람과 보나데부가 결혼한 지 수십 년이 되었다. 그들은 편안하고 행복하게 살았다. 그렇지만 부인이 아이를 낳고 싶어했기 때문에 그들의 행복감은 약간 부족하게 느껴졌다. 그러나 워이람은 이미 신에게 아이를 가지지 않겠다는 약속을 했기 때문에 부인의 소원을 들어주지..

[자경 스크랩] 빠뿌아 “와소” 이야기

신영덕교수의 인니이야기 | 빠뿌아 이야기 “와소” 2017-02-28 와소는 예수 탄생 초기에 이리안 자야(지금의 빠뿌아)에서 태어난 어떤 사람의 이름이다. 그는 부모는 물론 종족 등 근본을 알 수 없는 사람이다. 그래서 그의 출현에 대해 자야푸라 지역 중 특히 사워이, 님보론, 그리고 슨타니에 사는 노인들 사이에서 많이 이야기되었다. 와소에 대한 소문은 날이 갈수록 널리 퍼져 큼툭 그르시, 브링, 그리고 얀수 지역까지 알려졌다. 와소는 3가지 이름을 가지고 있었다. 즉, 와소 므두, 와소 킨타, 그리고 콸프 듬 야콥이었다. 와소가 큼툭 그르시 지역에 오자 사람들은 많이 놀랐다. 근본도 알 수 없는 그가 와서 큼툭 그르시 지역의 관습을 바꾸려고 했기 때문이다. 와소는 큼툭 그르시 지역과 그 근처에서 ‘왈..

[자경 스크랩] 서빠뿌아의 웨카부리 호수 기원

신영덕교수의 인니이야기 | 서빠뿌아의 이야기: 웨카부리 호수의 기원 2017-02-21 옛날 어느 마을에 아주 성대한 잔치가 열렸다. 그들은 마을 사람들 외에 다른 마을 사람들도 잔치에 초대했다. 손님중에는 할머니 한 분과 이소시라는 손녀와 그들이 기르는 개가 있었다. 그런데 잔치 중에 한 무용수가 그 개의 꼬리를 밟았다. 조그만 개가 아파서 크게 짖었다. 개가 아파하는 것을 보자 할머니는 매우 화가났다. 할머니는 그 개를 집에 데리고 가서 개의 몸에 천을 감았다. 관습에 따르면, 이러한 행위는 자연재해를 가져오는 일이었다. 할머니는 개를 밟은 사람에게 복수하고 싶었던 것이다. 할머니 일행은 아이누스무와사산으로 갔다. 이소시와 개 외에 아샤라는 이소시의 남자친구도 같이 갔다. 얼마후에 비가 많이 내리고 ..

[자경 스크랩] 빠뿌아의 마루와이(Maruwai)강의 기원

신영덕교수의 인니이야기 | 빠뿌아섬의이야기 마루와이(Maruwai)강의 기원 작성자 편집부 2017-02-06 옛날에 부모님과 같이 사는 젊은이가 있었다. 마루와이라고 했다. 마루와이는 근육이 발달한 몸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화식 조카수 아리의 뼈로 만든 검과 화살을 가지고 있었는데 사냥을 잘했다. 어느 날, 마을이 가뭄에 처했다. 마을 사람들은 물을 구하기가 어려웠다. 마루와이의 부모님은 그에게 물을 구해오라고 했다. 마루와이는 숲을 향하여 걸어가기 시작했다. 그는 언덕 위에서 흐린 하늘을 보았다. “앗, 먹구름이다! 좀 있으면 비가 오겠다! 물을 구할 수 있겠네!”라고 마루와이는 중얼거렸다. 마루와이는 무성한 숲을 지나가야 하는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언덕 위로 올라갔다. 그런데 언덕 위에 도착해보니 ..

[자경 스크랩] 부낏 끌람(Bukit Kelam) 전설

신영덕교수의 인니이야기 | 부낏 끌람(Bukit Kelam) 전설 2014-06-26 오늘은 ‘부낏 끌람(Bukit Kelam)” 전설을 소개하고자 한다. “부낏 끌람” 은 서부 칼리만탄에 있는 신땅(Sintang)이라는 도시에 있는 산 이름이다. 인도네시아 대학교 3학년 학생 오스(Nur Uswatun Hasanah)가 쓴 글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옛날 옛날에 서부 칼리만탄 신탕(Sintang)에 초능력을 가진 두 거인이 있었다. 그 들의 이름은 부장 베지(Bujang Beji)와 뚜믄궁 마루바이(Tumenggung Marubai)이다. 그런데 이 두 사람은 성격이 아주 달랐다. 부장베지는 아주 이기적이고 욕심이 많은 사람이었다. 그러한 성격 때문에 주위 사람들이 부장베지를 좋아하지 않았다. 뚜믄궁..

[무속과 괴담 사이 (44)] 알루에 나가(Alue Naga) 용의 눈물

알루에 나가(Alue Naga) 용의 눈물 알루에(Alue)란 북부 수마트라 아쩨 방언으로 강의 지류나 늪을 말합니다. 나가(Naga)란 용(龍)을 뜻하므로 알루에 나가(Alue Naga)란 나가 ‘용의 늪’, ‘용의 습지’ 또는 ‘큰 뱀의 지류’ 등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수마트라 북단 반다아쩨에 실제 그런 지명을 가진 곳이 있습니다. 지난 편에 등장한 거인 뚜안따파와 용 부부가 살았던 남아쩨의 따빡뚜안과는 거리가 꽤 멀지만 알루에 나가 전설에도 뚜안따파가 까메오로 출연합니다. 전에 설명한 것처럼 인도네시아 전설 속 용들은 서양의 날개 달린 사악한 드래곤이나 한국 또는 중국에서 여의주를 물고 승천하는 뿔과 수염이 근사한 산신령급 용이 아니라 대개 큰 뱀을 뜻합니다. 그래서 여기 나오는 ‘녹색용’이라 ..

[버타위 민화] 버따위 사람 시잠빵(Si Jampang)

버따위 사람 시잠빵(Si Jampang) 네덜란드 식민지 시대에 살았던 버따위 사람 시잠빵의 이야기는 같은 시대 무술의 고수이자 까와론텍 주술을 익혀 총알도 그를 죽일 수 없었다는 시삐뚱(Si Pitung)의 이야기를 닮았습니다. 시삐뚱은 실존인물이었고 그를 네덜란드 총독부의 경찰이 사살한 사건이 당시 신문에도 실린 바 있는데 시잠빵은 여러 면에서 시삐뚱의 행적과 특징을 따라 만들어진 이야기로 보입니다. 그래서 시잠빵의 이야기는 크게 두 가지 가닥으로 나뉘는데 하나는 도둑 시잠빵의 서사이고 다른 하나는 무술고수이자 도인인 시잠빵의 모험기입니다. 두 가지 모두 시삐뚱의 면모를 조금씩 차용하고 있습니다. 그 첫 번째 버전에서 시잠빵은 무술에 조예가 깊어 정글도 같은 무기도 잘 다루는 사람으로 묘사됩니다. 그..

옛날 거대한 호수였던 반둥 지역

반둥 지명의 유래 옛날옛적 찌따룸(Citarum) 강변 빠순단 땅에 세상 이치에 통달하고 만드라구나 삭티(ilmu sakti mandraguna) 도술을 익힌 음뿌 위스사(Empu Wisesa)라는 이름의 도인이 극강의 미모를 지닌 딸 스까르(Sekar)와 함께 살고 있었습니다. 자카(Jaka)와 위라(Wira)라는 두 명의 제자도 있었습니다. 땅꾸반뻐라후 화산 폭발과 용암분출로 완전히 파괴된 한 마을에서 부모를 잃은 두 아이를 음뿌 위스사가 거두어 키운 것인데 땅꾸반뻐라후 일대에는 현대에도 지진이 빈발하고 가장 최근엔 2019년 6월에도 한 차례 분화했습니다. 자카와 위라는 같은 스승에서 똑같이 배우고 있지만 실력이나 외모의 차이가 상당히 났습니다. 둘 중 자카는 잘 생기고 노는 걸 좋아하는 영리한 아..

[북부 술라웨시 민화] 똔다노 호수(Danau Tondano) 전설

똔다노 호수(Danau Tondano) 전설 수천 년 전 옛날에 하늘을 찌를 듯한 산이 있었는데 그 산의 북쪽과 남쪽에 두 개의 나라가 형성되었고 공교롭게도 두 나라 모두 또나아스(Tonaas)라는 이름의 군주가 각각 왕좌에 앉아 백성들을 다스렸습니다. 북쪽 왕국을 다스리는 또나아스에게는 마림보우(Marimbow)라는 이름의 아름다운 외동딸이 있었습니다. 그녀는 부모에게 순종하는 착한 딸이었고 부모 곁에 있기 위해 부모가 살아 있는 한 절대 혼인하지 않겠다는 맹세까지 할 정도였습니다. 그 맹세를 부모가 과연 기뻐했을 지는 이 전설에 제대로 기록되어 있지 않지만 바로 그 지점에서 과연 부모에게 순종하는 착한 딸이란 묘사가 맞는지 매우 의문이 듭니다. 한편 남쪽 지역의 군주 또나아스에게는 마하림보우(Maha..

모기가 사람 피를 빠는 이유

모기의 기원 옛날 어느 마을에 한 농부가 아름다운 부인과 함께 살고 있었습니다. 그들의 생계가 농사에 달려 있었으므로 농부는 매일 밭에 나가 열심히 일했지만 부인은 자기 몸만 가꿀 줄 알지 집안일은 제대로 돌보지 않았습니다. 아내는 원래 빈한한 농촌에서의 삶에 만족하지 않았고 자신의 아름다움을 지키기 위해 남편이 돈을 더 많이 벌어와야 마땅하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아내를 끔찍이 사랑하는 남편이 이미 아내의 모든 요구를 들어주기 위해 뼈가 으스러지도록 열심히 일했지만 아내는 값비싼 화장품이나 화려한 옷 같은 것을 점점 더 많이 요구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아내가 자기 아름다움을 챙기느라 자신의 건강마저 제대로 챙기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아내는 어느날 병이 났는데 날로 악화되기만 하다가 결국 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