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서와 소설 사이, 그 어디쯤

애당초 내 인생에 뭔가 쉽고 만만한 게 있을 리 없었다.

한국인으로 살아가기

매일의 삶 656

애견 기저귀는 개를 위한 것일까?

기저귀 아기들을 위한 기저귀 말고도 다양한 용도의 기저귀들이 있다는 사실을 안 것은 시간이 많이 지난 후의 일입니다. 그리고 노인들을 위한 ‘성인용 기저귀’가 있다는 사실, 그리고 그걸 필요로 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고서는 생각이 좀 많아지는 것을 피할 수 없었습니다. 아기들에게 기저귀가 필수품인 것처럼 이 사회의 노인들 중 일부에게도 기저귀는 필수품일 수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서글퍼해야 하는 일일까요? 국회에서 필리버스터를 하는 국회의원들 중엔 기저귀를 차고 단상에 올라가는 이들도 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하지만 그건 기저귀에 대한 모욕이 아닐까 생각하게 됩니다. 기저귀엔 뭐랄까, 어떤 의미에서 ‘불가항력에 대한 저항’이란 이미지가 있는데 국회의원들이 정치적, 또는 개인적 목적으로 그..

매일의 삶 2023.05.13

몰상식의 함정

엔진오일 색깔 일요일 오후에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전화를 건 사람은 2년 전에 산 차를 지인에게 근 1년 넘게 빌려주고 있었는데 차가 퍼졌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자기 차를 지인이 고장냈는데 왜 제3자인 나한테 전화했을까요? “이건 운전수 교육 문제에요. 차를 산 이후 한 번도 엔진오일을 갈지 않은 모양인데 운전사가 거짓말하며 책임 회피한다 합니다” 목소리에 이미 화가 잔뜩 나 있었는데 난 고개를 갸우뚱했습니다. “벌써 1만 킬로 달렸나요? 지인 분이 차를 멀리 다니셨던 모양이네요.” 요즘은 신차가 나올 때 주행거리 만 킬로 되면 가는 좋은 엔진오일을 넣어줍니다. 그러니 2년 만에 차를 만 킬로를 넘게 타는 건 얼마든지 있는 일이지만 운전사가 여러 번 갈아야 할 엔진오일을 그간 내내 갈지 않..

매일의 삶 2023.05.12

스위트 세븐틴(Sweet 17)

옛날 베버리힐스의 부자들을 주인공으로 한 미드가 있었는데 거기서 17살을 맞은 여자아이에게 sweet seventeen 이란 이름의 성대한 파티를 열어주는 장면이 나왔다고 한다. 그게 요즘도 인도네시아에 부자집들의 전통이 되어 17살 딸의 생일파티를 호텔을 빌려 거하게 차려주는 사람들이 종종 있는 모양이다. 차차의 17살 생일은 작년. 어릴 때 유치원을 2년 보낸 관계로 같은 학년 친구들보다 한 살쯤 많은 셈인데 친구 중에 스윗 세븐틴 파티를 하는 친구가 있었던 모양. 예쁘게 차려입은 날, 혹시 내가 호텔로 태워다 줄 수 있느냐고 물어왔다. 이젠 꽤 어른 티가 나기 시작했지만 차차 엄마가 얼굴에 화장을 떡칠을 해서 애를 완전히 인형으로 만들어 놓았다. 차차는 생얼이 더 예쁜데 내년이면 대학갈 나이. 사람..

매일의 삶 2023.04.02

4월

어느새 4월. 성인이 되고 나서는 세월 참 빠르다는 말을 거의 매년 한 것 같으니 그 말 더 이상 하고 싶지 않지만 정말 세월 빠르다....ㅠ 이번달 굵직한 마감은 4월 17일 한국언론재단 4월 20일 출판진흥원 4월 24일 영화진흥위원회 그러니까 상반기 보름 정도는 시간 여유가 좀 있다는 얘기다. 여행을 가거나 각잡고 공모전에 낼 글을 쓰거나 할 수 있을까? 인도네시아는 라마단 2주차. 4월 22일-23일이 이둘피트리인데 실제 휴무는 4월 19일-25일. 그러니까 이둘피트리 휴무를 즐기려면 저 마감들을 4월 18일까지는 모두 끝내야 한다는 소리. 결국 늦어도 4월 10일부터는 마감모드로 들어가야 한다. 보름이 아니라 10일 정도만 여유 부릴 수 있다는 계산. 이번달 출판진흥원과 영진위 원고에는 인터뷰가..

매일의 삶 2023.04.01

번호판을 달지 않은 차량

얼마 전에 도로에서 이런 차를 보고 사진을 찍어 두었습니다. 뒷면 번호판이 달려 있지 않았는데 딱히 고발하려 사진을 찍은 건 아닙니다. 나도 십 년쯤 전에 도로를 범람하던 홍수를 만나 앞쪽 번호판이 물에 떠내려간 적이 있습니다. 트와 너트로 고정해 놓은 것인데도 파도를 맞으며 물속 주행을 하다보니 떨어져 나가 보이지 않더군요. 사진 속 차량은 최근 자카르타와 수도권에 몇 차례 홍수가 나긴 했지만 뒷편 번호판이 없어진 것으로 보아 홍수에 떠내려간 것 같지는 않고 차주가 일부러 떼어놨거나 도난 당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최근 원격카메라로 교통위반을 단속하기 시작하면서 단속을 피해 번호판을 일부러 떼거나 가짜 번호판을 달고 다시는 사례가 인도네시아에서 급증한 적이 있는데 그건 주로 사진이 찍히는 앞 번호판의 문..

매일의 삶 2023.03.28

한인뉴스 '인도네시아 현대사' 연재 완료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한인회가 발행하는 교민지 '한인뉴스' 2023년 3월호에 이런 페이지가 실렸습니다. 지난 5년 반쯤 되는 기간 동안 꾸준히 연재한 '수카르노의 일생을 통해 본 인도네시아 현대사'가 마침내 완결된 것입니다. 이 원고는 2018년 도서출판 아모르문디를 통해 한국에서 출판한 '수카르노와 인도네시아 현대사'의 원형입니다. 여기서 많은 내용들을 걸러내고 줄인 후 앞쪽엔 고대로부터 현대에 이르는 인도네시아 역사 전반을 담은 챕터 하나를 추가하고 뒤에 수카르노 이후 수하르토에서 현재 조코위도도 대통령에 이르는 현대사 뒷 부분을 또 하나의 챕터로 추가한 것이었죠. 이 연재는 아모르문디 측과의 사전 협의와 양해를 얻어 진행했고 사실상 내가 전체 원고를 전달한 후 한인뉴스 홍석영 편집장이 매월 내용을 ..

매일의 삶 2023.03.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