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서와 소설 사이, 그 어디쯤

애당초 내 인생에 뭔가 쉽고 만만한 게 있을 리 없었다.

한국인으로 살아가기

2022/11 113

최악의 상황을 지난 듯

10월 20일(목)부터 증상이 나타난 후 나흘 째인 10월 23일 아침 증상이 많이 가라앉은 게 느껴진다. 사실 22일(토) 거의 하루 종일 잔 후 밤에 일어나 기사 번역을 몇 개인가 했으니 이미 그 때부터 몸상태가 호전된 것이리라. 토요일 아침에 사온 약이 효과가 있는 듯. 항생제와 소염제, 해열제 등등 여전히 목이 아프고 침 삼키기 어렵지만 어제만큼은 아니다. 깨질듯한 두통도 이젠 참을 만해졌다. 아침에 몸무게를 재보니 79kgs. 그동안 눈에 불을 켜고 체중을 빼려해도 83킬로 언저리를 돌더니 이틀 앓고서 4킬로나 빠지니 허탈하다. 이걸 유지해야 하는데 몸이 나으니 이젠 다시 올라갈 일만 남은 건가? 아무튼 이틀 동안 못한 일들을 따라 잡아야 할 상황. 마감들이 줄을 서있다. 2022. 10. 23.

매일의 삶 2022.11.22

세상이 빙글빙글 돌던 날

아침에 일어나니 세상이 빙글빙글 돌았다. 메니에르가 밤새 왔던 모양. 아침 10시에 시내 미팅이었지만 도무지 몸의 균형을 잡을 수 없어 일정을 내일로 연기했다. 그리고 그 후유증으로 오전 11시쯤까지 어지러움이 가라앉길 기다렸다. 매스꺼움을 동반한 어지럼증은 결국 구토, 설사 등을 일으키는데 그게 좀처럼 가라앉지 않는다. 그리고 동시에 식은 땀이 나는데 몇 시간 후 식은 땀이 멈추면 그간의 증세도 대체로 사라지게 된다. 그래서 오전에 해야 했던 원고작업들을 뒤늦게 시작했는데 오후 1시 반쯤 세상이 또 돌기 시작했다. 내 귀 때문이라 생각했지만 이번엔 지진이었다. 자카르타에서 약 100킬로 미터 정도 떨어진 찌안주르(Cianjur) 지역에 5.6 규모의 지진이 닥쳐 자카르타는 물론 반둥까지 흔들었다. 이번..

매일의 삶 2022.11.22

인도네시아 주간이슈 2022년 11월 셋째 주

2022. 11. 12(토)~11. 18(금) 주간 이슈 1. 2024 대선/총선 관련 - 나스뎀당의 수리야 빨로 총재는 아니스를 대선후보로 추대한 후 자신과 조코위 대통령 관계가 나빠졌다는 세간의 평가를 불식시키기 위해 노력 중- 또 한편에서는 조코위 대통령이 쁘라보워에게 그런 것처럼 아니스에게도 이번엔 당신이 대선에서 이길 차례라는 말을 해주길 바란다고 보도. - 2024년 대선에서 대중의 15.1%가 조코위가 지지하는 사람에게 투표할 것이라고 밝힘. - 기브란과 아니스의 만남. 투쟁민주당은 아니스가 기브란을 부통령 러닝메이트로 삼을까봐 걱정할 듯. 일각에서는 이 만남이 PDIP를 와해시키려는 아니스의 음모라고 보는 시각도 있음. 2. 정부, 정치, 외교 - 정부의 도심 슬럼대책으로 강제이주외의 다른..

기록 2022.11.22

파푸아 이제는 6개주, 2024 총선 준비는 미지수

인도네시아 국회, 파푸아에 한 개 주 추가 신설 인도네시아 국회는 지난 11월 17일(목) 파푸아의 개발이 저조한 지역에 한 개 주를 더 신설하는 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이로서 2024년 총선을 앞두고 올해 파푸아에 새로 신설된 네 개 주 전체에서 중앙정부가 선거구 구획을 미리 확정할 수 시간적 여유를 갖게 되었다. 이번 법령의 기조는 기존의 서파푸아주에서 서남파푸아주를 분리하는 것이다. 이에 앞서 지난 7월에 국회는 파푸아주에 남파푸아주, 중앙파푸아주, 파푸아고원주 등 세 개 주를 신설한 바 있다. 그 결과 새로 신설된 주들에서 선거구 경계를 다시 정하고 주의회 의석을 신설 또는 재배분하는 등의 작업이 불가피하게 되었고 선거감시단체들을 인도네시아의 가장 동쪽에서 임박한 선거를 앞두고 그 이전에 ..

보고르에서 죽음으로부터 부활한 남자

보고르 부활남, 자작극 드러나 경찰 조사 중 Kompas.com - 17/11/2022, 11:35 WIB 서부자바 보고르군의 한 남자가 죽었다가 사망선고를 내리기 직전 되살아나 며칠 간 사람들 사이에 큰 화제가 되었지만 이 모든 것이 자작극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US라는 이니셜로 보도된 이 남자(40)는 빚쟁이들을 피해 죽음을 위장하려다가 들통난 것이다. US의 시나리오는 경찰이 일단의 증인들을 조사한 결과 드러났는데 그중에는 자카르타에서 보고르의 란짜붕우르 면(Kecamatan Rancabungur)까지 US를 싣고 온 앰뷸런스 운전사도 포함되어 있었다. 11월 16일(수) 란짜붕우르 파출소장 따땅 히다얏(Tatang Hidayat) 경위가 밝힌 바에 따르면 US가 남부 자카르타의 라디오달람 지역에..

코로나?

도대체 어디서 걸렸을까? 이틀 동안 빡세게 앓으면서 이게 감기몸살이 아니라 코로나라고 확인하게 되었다. 몸무게가 이틀 사이 4킬로 빠졌다. 평소 같으면 매우 고무적인 현상인데 아파서 빠졌다니 아프다는 게 엄청난 칼로리가 소모되는 일이라는 것도 새삼 깨달았다. 대략 어디서 누구에게 옮았을까 생각해 보니 처음 떠오르는 건 10월 17일(월) 말레이시아에서 자카르타로 돌아오던 날 입국장 이민국 카운터 앞에 천 명 가까이 중국인들이 줄 서서 붐비던 상황이 떠올랐다. 만약 거기서 걸렸다면 바이러스를 달고 온 중국인들보다 거기다 그렇게 수많은 사람들을 때려넣고 별도의 방역대책도 세워놓지 않았던 인도네시아 이민국 인간들이 책임져야 할 문제일 것이다. 그런데 오늘 알렉스도 비슷한 증세를 겪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싱..

매일의 삶 2022.11.21

오랜만의 느긋한 환자생활

온몸이 아프다. 10월 20일(목) 오후 끄마요란에 미팅을 다녀온 후 몸 상태가 확 나빠졌다. 목이 아프고 가래가 끓어 잠시 코로나가 아닐까 의심했다. 사실 4시 미팅 전에 이미 증상이 좀 있었는데 그런 상황을 말하면 미팅이 지장을 줄 터였다. J사장은 내가 어머니 상을 당해 한국에 다녀온 일을 두고 내 개인적인 일정 떄문에 자기 일이 지장을 받았다고 생각하고 있다. 물론 그가 그런 식의 생각을 하는 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인도네시아 노동법에 따라 일년에 한번 주는 보너스를 다른 사람은 다 줘도 나한테 안주는 걸 당연하게 여긴다. 내가 상을 당하든 딸이 결혼하든 조의금이나 부주 역시 하지 않는다. 그의 계산법은 아마도 내가 상과 결혼 등으로 출근하지 못하는 기간 만큼 월급을 주니 그걸 조의금이나 ..

매일의 삶 2022.11.20

바퀴벌레 이야기

전직장을 그만두고 자카르타로 다시 돌아왔을 때의 일입니다. 서울로 철수하기 전 공장의 생산관리자였던 윤대리 집에 맡겨 두었던 몇 무더기의 짐들은 아직 돌려받을 엄두도 낼 수 없었습니다. 우선 찾아 온 것이라곤 독립군이 된 후 첫 사무실이었던 짜꿍(Cakung)거리의 한 공장 구석방에 갖다 놓은 구식 386 컴퓨터 한 대와 딸린 컴퓨터 책상 하나가 전부였어요. 초창기 4개월 동안 묵었던 꼬스(Kost)라 부르는 현지 자취방도 너무 좁고 어수선해서 짐들을 갖다 놓을 환경이 아니었거든요. 그러던 중, 북부 자카르타 외곽의 따만 모데른(Taman Modern)이라는 주택단지는 비록 대부분의 외국인들이 밀집한 자카르타 남부의 거대하고 호화로운 저택이나 아파트에 비교할 바 안되는 허름한 곳이었지만 그곳의 작은 주택..

매일의 삶 2022.11.20

아직도 자바에서 성행하는 두꾼들의 의료행위

가짜 두꾼에게 놀아난 반유마스 주민들 Kompas.com - 16/11/2022, 19:39 WIB 11월 16일(화) 경찰이 가짜 두꾼에게 놀아간 반유마스 다우한 웨딴 마을(Desa Dawuhan Wetan) 주민들 증언을 청취하고 있다. (KOMPAS.COM/FADLAN MUKHTAR ZAIN) 중부자바 반유마스군 꺼둥반뗑면 다우한 웨딴 마을(Desa Dawuhan Wetan) 사람들이 11월 16일(화) T라는 이니셜의 가짜 두꾼을 붙잡아 경찰에 넘겼다. 이 마을 사람들이 환자 치료를 위해 T에게 수백 만 루피아에 달하는 치료비를 지불했지만 환자의 병이 낫지 않았기 때문이다. 마을 주민 수나르(50)에 따르면 T는 자주 마을에 찾아와 집집마다 다니며 병을 치료해 주는 사람이었는데 때로는 마을 밖에 ..

선의와 고문 사이, 그 미묘한 경계선

지난 8월 말-9월 초 사이 오랜만에 방문한 한국에서 어머니 상을 치르며 새로이 느끼는 바가 여럿 있었습니다. 한국의 발전한 모습과 변화한 문화에 대한 생경함과 신비로움이 있었어요. 특히 지하철 문이 열릴 때마다 와이파이가 연결되는 것이 정말 신기했습니다. 어머니 상을 치르며 가족관계라는 것, 형제간의 우애 같은 것들이 얼마나 쉽게 상처받고 부스러지는 것인지도 알게 되었습니다. 그건 마치 노년의 끝을 향해 걸어가는 아버지의 뒷모습처럼, 늘 강건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던 존재의 대책없는 나약함을 알게 되는 것과 같은 경험이었습니다. 상을 치른다는 것, 그 모든 복잡한 절차와 비용을 감수하는 것이 어머니의 시신, 가족의 유해를 이름도 모를 산 속 어딘가에 '매장'이란 허울로 버리고 오기 위해 요식행위, ..

매일의 삶 2022.1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