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서와 소설 사이, 그 어디쯤

애당초 내 인생에 뭔가 쉽고 만만한 게 있을 리 없었다.

한국인으로 살아가기

인도네시아 현대사 70

쓴 사람 읽은 사람 마음이 다 같을 순 없어요

서문 이 책을 처음 쓰기 시작할 때만 해도 일이 이리 커질 지 몰랐습니다. 자카르타의 길들은 당연히 각각의 이름을 가지고 있는데 몇 년씩 그 길을 지나면서도 ‘너무나 당연히’ 그 이름의 의미를 모른다는 건, 외국어의 한계와 인도네시아에 돈 벌러 왔다는 원래의 목적을 십분 감안하더라도, 너무 생각없이 살아간다는 자책감은 지울 수 없었습니다. 물론 그 도로를 달려야 할 이유가 없는 한국의 독자들에겐 아무 관계없는 이야기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충무로가 충무공 이순신 장군에 대한 존경심을 담고 퇴계로가 퇴계 이황의 사상을 기리는 도로인 것처럼, 자카르타 주요 도로의 이름들, 그것도 인도네시아 거의 모든 도시들이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중앙통 도로들에 붙인 수디르만, 탐린, 수까르노, 하타, 야니 가똣 수브로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