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를 포천에 있는 교회묘지에 모셨습니다. 사실 '모셨다'는 말이 적합한지 잘 모르겠습니다. 엄밀히 따지면 어머니 시신을 자주 찾아볼 수도 없는 교외 먼 곳 묘지공원이라 이름지어진 자본주의자들의 야산에 두고 온 것이라 해야 할지도. 결국 어머니를 사실상 버리고 온 것이란 죄책감에 사로잡히게 됩니다. 그래서 어찌보면 장례라는 길고 복잡한 전통과 관례는 화장이라는 이름의 시신훼손, 매장이라는 이름의 시신유기를 정당화하여 유족, 친지들의 죄책감을 줄여주기 위해 고안된 시스템이란 생각이 강하게 들게 됩니다. 장례라는 고상한 이름, 조문객들의 방문, 상을 치르는 동안 유족들이 감수해야 하는 고생과 비용, 비싼 상조회와 장례식장 비용, 묘지 비용들을 빼면 장례란 결국 가족의 시신을 훼손하거나 유기하는 행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