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서와 소설 사이, 그 어디쯤

애당초 내 인생에 뭔가 쉽고 만만한 게 있을 리 없었다.

한국인으로 살아가기

수타위자야 5

[무속과 괴담 사이(30)] 일무삭티(Ilmu Sakti)

자바 역사상 영웅들의 일무삭티(Ilmu Sakti) 인도네시아에서는 근대까지도 현재의 국경선에 근접하는 규모의 통일왕국을 이룬 국가가 없었습니다. 그나마 가장 광대한 영토를 일구었던 국가는 1293년부터 1527년 사이에 자바섬을 중심으로 번성해 말레이반도까지 영향력을 미친 마자빠힛 왕국이었습니다. 그 마자빠힛 왕국이 이슬람 세력에 밀려 몰락해 발리로 쫓겨난 후 중부자바 지역에 드막(Demak) 왕국과 빠장(Pajang) 왕국이 일어나고 마침내 스노빠티가 마타람 술탄국을 건국하는 16세기의 인도네시아에는 포르투갈과 네덜란드의 침탈도 시작되면서 수많은 전란이 벌어지고 걸출한 영웅들도 등장합니다. 당시 영웅들이나 그들의 스승으로 소개되는 인물들의 프로필을 들여다보면 걸출한 군사령관이나 무술의 달인보다는 산을..

마타람 왕국의 시조 스노빠티

마타람의 수타위자야 스노빠티는 마타람 술탄국의 시조로 panembahan(뻐늠바한-지도자)란 칭호가 붙는데 ‘권능왕 스노빠티’라고 번역하면 좀 폼이 난다. 그의 정식명칭는 빠넘바한 스노빠티 잉 알라가 사이딘 빠나타가마 칼리파툴라 따나 자위(Panembahan Senopati ing Alaga Sayidin Panatagama Khalifatullah Tanah Jawa)다. 1587-1601년 기간 마타람을 다스렸다. 그는 빠장 술탄국 치하의 마타람의 영주(adipati Mataram) 지위를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았고 이후 빠장 왕국으로부터 독립해 마타람 왕국을 세웠다. 수타위자야가 죽은 후 마타람의 모든 후대 왕들을 스노빠티라는 명칭을 공식칭호 안에 넣었다. 바우와르나 연대기(Serat Bauwarna)..

네임드 웨폰스 (Named Weapons)

[무속과 괴담 사이(30)] 네임드 웨폰스 (Named Weapons) 본 초안은 이 글을 다듬으며 기존에 역사적 전후관계가 정리된 문단들을, 글의 속도감과 가독성을 살리기 위해 삭제하기 전 참고용으로 보관함. 지난 회에 소개했던 무기 따밍사리(Taming Sari)와 뿌룽사리(Purung Sari)의 끄리스처럼 특별히 이름이 붙은 무기들이 꽤 많습니다. 우리가 잘 아는 아더왕의 검 엑스카리버나 관운장의 청룡언월도가 그런 류의 무기들이고 2차 세계대전 배경으로 멤피스벨(Memphis Belle)이라 이름붙어 24차례나 출격한 B-17 기종 연합군 전폭기도 말하자면 이런 네임드 웨폰(Named Weapon)에 속합니다. 한국에도 명검들의 전설이 있습니다. 김유신이 도술을 닦다가 별의 정기를 담은 검을 얻어..

드막 왕국과 빠장 왕국, 그리고 마타람 술탄국까지

빠장 국왕 아디위자야 (Adiwijaya)가 되는 자카 띵키르(Joko Tingkir) 쟈카 띵키르는 1549~1582년 기간 중 술탄 아디위자야(Sultan Adiwijaya)라는 이름으로 빠장 왕국을 건립한 첫 번째 왕이었다. 배경 자카 띵키르의 원래 이름은 마스 까레벳(Mas Karèbèt)이며 달(Dal)의 해(자바력에서 8년마다 돌아오는 해)의 주마딜라키르(6월) 18일에 새벽녘에 태어났다. 그에게 마스 끄레벳이란 이름이 주어진 이유는 태어날 당시 그의 아버지 뼁깅의 끼 끄보 끄낭아(Ki Kebo Kenanga)인 끼 아긍 뼹깅(Pengging Ki Ageng Pengging)이 와양 베베르 그림자극 공연을 열던 중이었고 그림자극을 공연하는 달랑(dalang)의 이름이 끼 아긍 띵키르(Ki Ag..

[무속과 괴담 사이 (3-4)]마타람 왕국의 수호신 니로로키둘

마타람 왕국의 수호여신 니로로키둘 (Nyi Roro Kidul) 빠자자란(Pajajaran)은 1030~1579년 사이 서부 자바에 있었던 순다 갈루 왕국(Kerajaan Sunda Galuh) 수도로 15~16세기 포르투갈인들이 만든 지도엔 지금의 보고르(Bogor) 지역으로 표시되어 있습니다. ‘빠자자란 왕국’이 순다 왕국의 동의어이고 그 기원을 서기 669년으로 보는 시각에 따르면 천년 통일신라에 맞먹는 유구한 역사를 가진 왕국인 셈입니다. 수많은 전설들이 이 왕국에서 비롯되었다 해도 하나도 이상한 일이 아니죠. 카디타(Kaditha) 공주의 전설도 그 중 하나입니다. ========== 왕은 오래 전 왕비를 잃고 외동딸 카디타에게 온 마음을 주었지만 여자가 왕위에 오르면 국운이 쇠퇴할 것이란 예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