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서와 소설 사이, 그 어디쯤

애당초 내 인생에 뭔가 쉽고 만만한 게 있을 리 없었다.

한국인으로 살아가기

뽄띠아낙 3

[무속과 괴담 사이(1)] 꾼띨아낙은 인도네시아판 손각시일까?

꾼띨아낙은 인도네시아판 손각시일까? 폭우가 쏟아지는 깊은 밤, 허름한 빈민촌 끝자락의 조산소에서 산모의 비명소리가 울려 퍼졌습니다. “제발 비명 좀 지르지 마. 저것들이 자꾸 다가오잖아!” 조산원의 비단(bidan: 산파)이 다급하게 속삭이지만 산모는 극도의 진통 속에 또 다시 비명을 지를 뿐이었습니다. “이히히히힛! 이히히히힛!” 아까부터 산모가 비명을 지를 때마다 들려오던 간드러진 웃음소리는 이제 바로 담 너머까지 다가와 있었습니다. 조산원은 끄라맛 센티옹(Kramat Sentiong)과 조하르 바루(Johar Baru) 사이의 묘지터에 접해 있었는데 조산원은 묘지 안쪽으로 건물 반쯤이 삐죽이 들어가 있는 모양새였어요. 지명에 포함된 ‘끄라맛(Kramat)’이란 일견 신의 축복을 담은 성스러운 장소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