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서와 소설 사이, 그 어디쯤

애당초 내 인생에 뭔가 쉽고 만만한 게 있을 리 없었다.

한국인으로 살아가기

번역 3

모든 건 디자인하기 나름

번역 용역에 임하는 자세 소설책 두 권(막스 하벨라르, 판데르베익호의 침몰) 번역한 것 말고도 평생 늘 뭔가 번역하면서 지냈습니다. 그게 언어를 전공한 사람의 운명일까요? 요즘은 줄기차게 기사들을 번역하는 중이고 때로는 기업들로부터 매뉴얼이나 재무보고서, 제안서 등을 뭉치로 받아 번역하기도 합니다. 어떤 일들은 혼자 해도 충분하고 어떤 일들은 반드시 팀을 꾸려 해야 하죠. 이번에 문의를 받은 번역용역은 100~160페이지 짜리 매뉴얼 십 수권을 인도네시아어로 번역하는 겁니다. 첫 1주일에 절반, 다음 1주일에 나머지 절반. 사실상 불가능한 일정입니다. 전체적으로 2천장 분량. 한 사람이 하루에 최대 10장 번역 가능하다고 하면 200일 필요합니다. 10명이 하면 20일. 20명이 하면 10일. 그러니 2..

매일의 삶 2021.06.04

막스 하벨라르와 시티 누르바야

8월 10일엔 한국어 완역본 출판기념회가 자카르타에서 열립니다. 양승윤교수님과 시와진실사의 기획으로 2016년 태동한 이 번역 프로젝트가 올해 7월 중순 한국에서 마침내 인쇄 완료될 예정인데 그 출판기념회 장소가 굳이 자카르타로 잡힌 건 책의 배경이 네덜란드 식민지시대의 인도네시아 즉 동인도일 뿐 아니라 번역팀에 참여한 두 사람이 인도네시아에 산다는 것을 배려했기 때문입니다. 2017년 5월에 넘긴 초벌번역이 2년 남짓 지나 대충 잊을 만할 때에 마침내 책이 되어 나온다는 것은 정말 멋진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바로 그 시기에 다음 번역할 책이 정해진 것도 나름 의미있는 일입니다. 식민정부 관리출신 네덜란드인 물타뚤리가 쓴 가 현지 귀족들와 네덜란드 식민정부가 결탁한 결과물인 폭력과 착취를 신랄하게 비..

출판 2019.07.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