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서와 소설 사이, 그 어디쯤

애당초 내 인생에 뭔가 쉽고 만만한 게 있을 리 없었다.

한국인으로 살아가기

마르셀 6

마르셀과 삼계탕

마르셀과는 이번 주 두 번째 회동. 목요일부터 중학생으로서 첫 등교를 하기 때문에 당분간 마지막이기도 하다. 뭐 하고 싶냐고 했더니 역시 밥 먹자고 한다. 부페를 좋아하지만 자신하는 것 만큼 많이 먹지 못해 한국식당에서 포식시키는 게 가성비가 높다. 그래서 지난 월요일에는 청기와 갈비탕으로 KO 시켰다. 오늘은 명동갈비 삼계탕. 비록 반마리 삼계탕이지만 마르셀은 상당히 만족한 듯. 2022. 7. 13.

매일의 삶 2022.07.31

기이한 탄생과 어린 시절의 초능력

마르셀 이야기 나와 관계 있는 남자들, 특히 가족관계에 있는 이들은 대부분 6월이나 7월생이다. 내 형과 내 아들은 모두 6월생, 나는 7월생이다. 동생은 10월생인데 그래서인지 형만큼 가깝게 지내진 않는다. 꼭 그 친구가 목사라서가 아니다. 여자들은 대부분 11월에서 12월 또는 1월생이다. 내 아내는 12월생, 차차와 마르셀의 엄마인 메이도 12월생, 심지어 아내와 양력으로 하루 차이다. 오랜 파트너 릴리는 1월생, 엄마는 11월생이다. 아버지도 11월생이어서 크게 보면 10월생 동생도 까짓것 그 범주에 넣어줄 수 있다. 마르셀은 차차와 다섯 살 터울의 남동생이다. 우연의 일치겠지만 마르셀 생일은 6월 5일. 통계적으로 나와 깊은 관계가 있다. 여담이지만 차차는 9월생. 혼자 동떨어져 있어 나랑 처음..

매일의 삶 2022.06.27

이 아이들의 미래

5년 아침에 좀 늦게 일어났더니 문자들이 잔뜩 와 있었는데 그중 메이가 보낸 내용에 눈길이 갔습니다. 전날 밤 차차가 잠을 못자며 고민하길래 물어보니 내가 아픈 것 같다며 걱정하더랍니다. 이번 주엔 매일 시내일정이 있었는데 어제는 마침 다시 시내 나가는 길에 오래 보지 못했던 차차와 마르셀을 보러 잠깐 들렀습니다. 최근 조금 일에 치이다 보니 아이들 들여다보는 게 조금 뜸해졌는데 그럴 수록 보고싶은 마음이 커지더군요. 아이들도 그럴 것이라 내 마음대로 생각해 버렸습니다. 그렇게 아이들 잡에 도착한 게 오전 10시 반. 아직 온라인수업 중이서 잠깐 한 번씩 안아주고 갈 생각이었습니다. 하지만 그건 너무 싱거운 느낌이라 원래는 월초에 주는 용돈을 미리 주고 5분도 안돼 바로 시내 약속장소로 출발했습니다. 그..

아이폰 사진 퀄리티

소풍 우리 아이들 어릴 때 상황이 여의치 않아 인도네시아에서 별로 놀러 다닌 적이 없어 혹시라도 주말을 끼고 싱가포르에 가게 되면 유명한 유원지들을 돌아다니곤 했습니다. 그런데 바쁜 아이들 쉴 시간 뺏는 것도 그렇고 유원지 입장료가 인도네시아 물가에 비해서는 잘 상상이 안갈 정도로 비싸 좀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했습니다. 사위 알렉스가 아직 딸 지현이랑 사귀던 당시 나랑 아내에게 엄청 비싼 서커스 표를 사줬던 일도 있습니다. 싱가포르에선 뭔가 하려면 비용이 장난 아닙니다. 아마 서울도 그렇겠죠? 그래서 어쩌면 대리만족인지 몰라도 차차와 마르셀과 함께 틈나는 대로 여가를 즐기고 싶었지만 기본적으로 내 시간을 내기 어려워 그것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그래도 몇 년 전까지 자카르타와 반둥에 있는 거의 대부분의 ..

차차네 고양이 목장

4월 11일에 태어난 오렌지색 무늬 고양이들도 이제 눈을 뜨고 꼬물꼬물 방바닥을 돌아다면서 3월 18일 태어난 삼촌뻘 까망 고양이들과 인사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시장에서 산 꾸르마를 가져다 주려 들렀는데 이 집에 가면 지뢰지대에 들어선 것처럼 바닥에서 꼬물꼬물 쫄래쫄래 돌아다니는 쬐끄만 고양이들을 밟지 않기 위해 조심해야 합니다. 까망이들은 모두 차차가 한달 넘게 우유를 먹여 키운 애들인데 요즘은 오렌지 어미 고양이 젖꼭지에 온통 상처가 나서 오렌지 새끼들도 우유를 먹입니다. 어미 고양이가 젖을 물리면 몸서리를 치며 아픈 소리를 내거든요. 그래도 모성애가 강해 새끼들을 내치지 않으니 오히려 더욱 안쓰럽습니다. 2021. 5. 5.

매일의 삶 2021.0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