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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팡이 구멍에서 물 나와 호수가 만들어졌다는 전설

beautician 2022. 4. 1. 11:43

[가룻 민화] 시뚜 바겐딧 호수(Danau Situ Bagendit)의 전설

 

가룻 군 바유레스미의 시뚜 바건딧(Situ Bagendit)  호수. 시뚜 바건딧은 150 헥타르 규모의 관광지로 개발되었고 2019년 1300억 루피아 규모의 개발계획이 세워졌다. (ANTARA FOTO/ADENG BUSTOMI

 

 

옛날 가룻 북쪽에 작은 마을이 있었는데 마을 사람 대부분이 농사를 지으면 살고 있었습니다. 그곳은 토양이 비옥하고 물이 풍부해 좋은 쌀이 나오는 곳으로 유명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마을 사람들은 빈곤한 삶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는데 이는 냐이 엔딧(Nyai Endit)이란 이름의 인색한 벼 매집중계상 때문이었습니다.

 

냐이 엔딧은 원래 그 마을에 사는 부유한 여인이었는데 남편이 죽은 후 모든 재산을 유산으로 받은 후 오만한고 인색한 사람이 되었던 것입니다. 그는 그곳에 사는 농부들을 억압해 자신에게 벼를 헐값에 넘기도록 했고 마을사람들이 먹을 쌀이 떨어지면 자신이 모아둔 벼를 엄청나게 비싼 값에 팔아 폭리를 취했습니다. 그녀는 마을 사람들의 손해나 그들의 어려움을 개의치 않았습니다.

 

냐이 엔딧은 스스소 나서 어려운 이들을 돕지도 않았고 도움을 청하러 온 사람들을 거만하게 대하거나 문전박대하기 일쑤였습니다.

“이건 내 재산이에요. 내가 왜 내 재산을 당신들에게 나누어 줘야 합니까? 그게 억울하다면 나눠 달라고 보챌 것이 아니라 당당하게 일을 해서 돈을 버세요.”

그러면서 그녀는 자신의 부를 과시하며 오만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그녀는 자주 잔치를 벌였지만 이웃들을 초청하지 않고 다른 도시의 부자들이나 고관대작들만은 초대하여 호화로운 연회를 가졌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배를 곯아도 냐이 엔딧의 집에서는 기름진 음식이 넘쳐 흘렀습니다.

 

마음 사람들은 쌀이 떨어져도 자신들이 판 가격의 다섯 배 넘게 받으며 폭리를 취하는 냐이 엔딧의 만행에 괴로워 하며 누군가 자신들을 구원해 줄 사람이 나타나길 고대했습니다.

 

어느날 냐이 엔딧은 또 다시 거대한 잔치를 벌였습니다. 건기가 다가오면서 사람들이 먹을 것을 걱정하는 와중에 냐이 엔딧은 많은 쌀과 음식을 한꺼번에 소비하며 부를 과시했습니다.

 

그러던 중 누더기를 입은 늙은 거지 한 사람이 찾아와 먹을 것을 구걸했습니다. 냐이 엔딧은 거지가 잔치 분위기를 해친다며 문전박대하고 쫓아내 버렸습니다.

“더러운 거지가 우리 집 문전을 더럽히는구나! 여기까지 더러운 냄새가 나는구나 잔치 분위기를 깨뜨리지 말고 냉큼 물러가지 않을까?!”

하인들이 와서 거지를 쫓아냈습니다. 거지는 무척 마음이 상하고 말았습니다.

 

 

다음 날이 되었지만 냐이 엔딧은 전날 찾아왔던 늙은 거지를 기억해 내며 더러운 기분이 들었습니다. 기분을 전환하려고 밖으로 나온 그녀는 길에서 이상한 것을 발견했습니다.

 

마을 한 복판을 지나는 길에 지팡이 하나가 땅에 꽂혀 있었던 것입니다. 마차가 지나갈 때마다 걸리적거려 마을 사람들이 그것을 치우려 했지만 그 누구도 지팡이를 뽑지 못했습니다. 여러 사람들이 한꺼번에 달려들어 힘을 써보았는데도 지팡이는 뽑히지 않았습니다. 냐이 엔딧도 그 소동을 보고 호기심이 생겨 사람들이 잔뜩 모인 그곳으로 가서 지팡이를 뽑으려는 사람들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때 어제 쫓아냈던 그 늙은 거지가 나타났습니다. 냐이 엔딧은 즉시 기분이 나빠졌습니다.

“늙은 거지가 또 찾아왔구나. 저 지팡이를 길 한가운데 꽂아 놓고 이 법썩을 피운 것도 네 놈 짓이 분명하렸다? 당장 저 지팡이를 뽑지 못해?”

냐이 엔딧이 소리질렀습니다.

 

냐이 엔딧을 잠시 응시하던 거지는 그녀가 말한 대로 지팡이를 뽑았습니다. 여러 사람이 매달려도 뽑히지 않던 지팡이가 단번에 뽑혔습니다. 사람들은 놀라움에 탄식을 쏟아냈습니다.

 

그런데 지팡이가 꽃혀있던 구명에서 물이 솟아나기 시작했습니다. 세차가 쏟아져나오는 물줄기가 순식간에 마을에 차오르기 시작했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무섭게 수위가 올라오는 상황에서 익사할까 두려워 급히 높은 곳으로 몸을 피했습니다.

 

하지만 냐이 엔딧은 자신의 재산을 쌓아놓은 집을 버리고 떠날 수 없었습니다. 물이 점점 더 차올라왔지만 냐이 엔딧은 집안의 금은보화들을 껴안고 자리를 피하지 않았으므로 결국 집이 물에 잠기면서 그 역시 물 속에서 익사하고 말았습니다.

 

그곳은 이제 시뚜 바겐딧(Situ Bagendit)이란 호수가 되어 있는데 그 호수 이름이 냐이 엔딧의 이름에서 온 것임을 쉽게 유추할 수 있습니다. ‘저기 엔딧이 있다’ 정도의 뜻인 거죠.

 

참조: 팝마마

https://www.popmama.com/kid/4-5-years-old/alfon/dongeng-anak-legenda-situ-bagendit/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