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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기사번역

선후배 군기문화에 희생된 또 한명의 인니 군인

beautician 2022. 11. 30. 11:55

J순경 살해사건 닯은 공군 병사 사망사건

사망한 쁘라다 인드라 위자야

 

많은 군 관측통들은 프라다 인드라 위자야(Prada Indra Wijaya) 병사의 사망원인이 "명확해질 때까지" "은폐하지 말고" 철저히 조사할 것을 인도네시아 공군에 촉구했다.

 

11월 18일(금) 파푸아 비악에서 사망한 쁘라다 인드라는 당초 "풋살 경기 후 탈수로 인한 심장마비"를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후 가족들은 쁘라다의 시신에서 여러 가지 의문점을 발견한 후 학대 의혹을 제기했다.

 

안보전략연구소(ISESS)의 카이룰 파미(Khairul Fahmi)도 쁘라다 인드라의 사망을 은폐하려는 시도가 있었을 것이란 의구심을 표했다. 그는 인도네시아군에 ‘법을 지키지 않는 고질적 문화’가 아직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파미는 아직 사망원인에 대한 보다 정확한 조사가 필요한 상황이지면 더욱 중요한 것은 가족들에게 사건의 진상을 있는 그대로 전달해야 하며 지금은 군이 마치 법 위에 군림하는 것처럼 제멋대로 행동해도 되는 시대가 아니라고 꼬집었다.

 

파미는 군이 쁘라다 인드라의 사망원인은 물론 해당 사건을 은폐하려한 시도에 대해서도 수사할 것을 촉구했다.

 

그러나 공군 공보국장 인단 길랑 불단샤(Indan Gilang Buldansyah) 준장은 관련 은폐의혹을 일축했다. 그는 공군이 해당 학대치사 사건을 수사 중이며 선배들이 후배들을 교육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사건일 뿐이라고 규정지었다. 지금까지 네 명이 용의자로 지목돼 구속됐다.

 

그는 BBC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공군이 사건을 은폐하려 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윤리강령을 위반한 소속 군인들을 용납하지 않고 엄격하게 처벌할 것이라고 주장헸다.

 

따로 연락이 닿은 임파샬(Imparsial)의 선임 연구원인 알 아라프(Al Araf)는 군의 선후배 군기문화가 폭력을 야기하고 결과적으로 쁘라다 인드라를 사망에 이르게 한 것이라고 추론하며 재발방지를 위한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가족들이 발견한 의혹들

쁘라다 인드라의 누나 리카 위자야가 동생의 사망소식을 처음 들은 것은 11월 19일(토)의 일이다.

 

그녀에게 연락한 내과의 니코는 뿌라다 인드라 위자야가 저녁 8시에서 11시까지 풋살 운동을 한 후 탈수증상을 겪은 끝에 사망했다고 사인을 설명했다. 가족들이 그 설명을 굳이 믿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그러나 인드라의 시신이 도착했을 때 관을 열어 시신을 보지도 말고 곧바로 매장하라는 요구를 받자 의구심이 생겼다.

 

가족 중 한 명이 수카르노-하타 공항에서 시신 도착을 기다릴 때 비악의 제3 공군작전사령부 소속 군인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는데 시신이 도착하면 영안실로 옮긴 후 곧바로 매장하라는 요구를 받았다는 것이다.

 

더욱이 인드라의 시신을 담은 관에는 자물쇠가 채워져 있었고 이를 운반해 온 뜨리 소령은 비악을 떠날 때부터 해당 열쇠를 가져오지 않았다고 가족들에게 설명했다. 애당초 공군은 관을 열어볼 수 없는 상태로 만들어 가족들에게 보낸 것이다.

 

하지만 가족들은 가만이 있지 않았다. 망치를 사용해 자물쇠를 부수고 관을 열었는데 인드라 시신의 머리에 피가 흐른 흔적이 있었고 이에 의구심이 더 커진 가족들이 몸 전체를 덮은 천을 열자 인드라의 가슴과 배에 멍과 열상이 있는 것이 발견되었다.

 

가족들이 제기한 의혹에 대해 공군 측은 인드라의 몸에 난 멍들이 심장재세동기를 사용한 흔적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을 아직 조사하는 중입니다. 우리도 조사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기다리는 중입니다. 하지만 그 멍들은 심장재세동기를 사용할 경우 생길 수 있는 흔적이란 것은 맞습니다.” 인단 준장은 공군 측 최초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은폐의혹을 갖는 이유는?

카이룰 파미는 군의 최초 설명과 가족들이 발견한 시신 상태가 크게 다른 것이 사실을 은폐하려 했다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한 정황이라고 보았다.

 

이는 군이 체질적으로 가지고 있던 폭력관행과 오만함 그리고 고질적 은폐관행이 아직 사라지지 않았음을 강력히 시사하는 대목이다.

 

가족들에게 인드라의 사망에 대해 사실과 다른, 충분치 않은 설명을 했다는 것부터 법을 지키고, 법에 의거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의식 자체가 아직 인도네시아군에서 기대하기 어려움을 보여준 것이다. 파미는 바로 그 부분이 가장 우려되는 점이라고 밝혔다.

 

은폐 시도가 있었다면 관련자들도 처벌받아야 한다. 가족들이 시신 상태를 보지 못하도록 한 것에 대해 누가 그렇게 명령했는지 밝혀야 한다고 파미는 주장했다.

 

그는 군이 책임감을 가지고 조사를 진행해야 하며 예전처럼 요식행위로 수사한 후 별일 없었다며 대충 마무리짓는 식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덧붙였다. 객관적인 철저한 조사만이 유족들에게 정의로운 결말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만약 철저한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이 사건은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J순경 계획살해사건과 패턴이 매우 유사하며 경찰이 해당 사건 수사를 방해하고 은폐, 조작하려 시도하다가 국민적 신뢰를 잃은 것처럼 군도 이 사건을 철저히 조사하지 않으면 같은 운명에 처하게 되기 쉽다.

 

파미는 군이 J순경 사건에서 교훈을 얻어야 하며 국민적 실망이 확산되지 않도록 신속하게 수사하고 유족의 요구와 의혹에 즉각 반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속하고 투명한 대응을 하지 않을 경우 국민적 의혹과 압박이 더욱 커질 것이기 때문이다.

 

이 사건은 현재까지 알게 된 정황만으로도 군 내부에서 발생한 윤리강령위반사례에 대해 제대로된 법적 조치와 처벌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음을 강력히 시사한다.

 

군이 조직의 신뢰도를 높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문제를 은폐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문제를 제대로 직면하여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한편 알 아라프는 군이 이번 사건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다면 보다 전문적인 집단으로 변모하는 것이 여의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군의 선후배 군기문화는 이미 많은 폭력을 야기해 왔는데 이에 대한 내부적 감시와 예방노력도 느슨하기 짝이 없는 상태다.

 

느슨한 감독과 솜방망이 처벌은 이런 상황을 악화시킬 뿐이라고 알 아라프는 덧붙였다.

 

https://www.bbc.com/indonesia/articles/c723dl9nwneo